[앵커]
독도세리머니로 징계받은 축구 박종우처럼, IOC는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 표시를 금지합니다. 그런데 이번 소치에서는 정치적 의사부터 개인적 추모까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싸고 IOC와 선수들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정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애슬론 15km에서 우승한 노르웨이 마리트 비에르옌, 왼팔에 검은색 완장이 선명합니다. 팀 동료 동생의 사망을 추모하는 의미였는데,
[마리트 비예르옌/노르웨이 크로스컨트리 대표 : 우리는 오늘 (팀 동료) 아스트리드와 그녀의 남동생을 위해 마음을 담아 경기를 해야 했습니다.]
IOC가 이를 금지시키자,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 IOC는 다른 선수들은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개인적 추모를 경기 중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르웨이 여론은 뜨겁게 들끓어 올랐습니다.
호주 여자 스노보드 선수는 2년 전 사망한 프리스타일 스키의 개척자 사라 버크를 애도하는 스티커를 헬멧에 붙이려다 제지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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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반동성애법'에 대한 선수들의 반발과 이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합니다.
네덜란드 동성애자 선수, 셰릴 마스는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예선 뒤 성소수자의 상징인 무지개색 장갑을 카메라에 들이밀었고, 해당 장면은 삭제됐습니다.
선수들과 IOC는 차별 금지와 선전 금지로 대변되는 올림픽 헌장 기본원칙 6조와 5장 50조 때문에 대립합니다.
IOC는 올림픽이 정치적 표현의 장으로 변질되면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선수들은 의사 표현을 무차별적으로 막는 건 지나친 규제라는 겁니다.
[정윤수/스포츠 평론가 : 누구나 공감할 만한 추모나 '아 그럴 법하다'라는 의견들을 오히려 스포츠의 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해도 되지 않는가.]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시상식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고 자국 징계를 받은 미국 흑인선수와 2년 전 런던올림픽 독도세리머니로 IOC 징계를 받은 축구 박종우.
과연 이들의 행동은 표현의 자유에 속한 걸까요, 아니면 올림픽을 선전의 도구로 사용한 걸까요.
[앵커]
네, 이제 약 한 시간쯤 뒤에는 이상화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에 출격합니다.
500m에서 이미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만큼, 부담감은 훌훌 털고 경기를 즐기다 보면 또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내일(14일)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소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