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북 청소년 강제북송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탈북자를 돕던 한 목사는 우리 대사관에 여러 차례 구조 요청을 보냈지만 묵살됐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주찬 기자입니다.
[기자]
탈북고아 9명이 라오스 국경을 넘은 건 지난 9일. 그러나 하루 만에 현지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립니다.
동행하고 있던 A 목사는 관광객이라고 둘러대고는 우리 대사관에 처음 도움을 요청합니다.
수화기 너머 대사관 직원은 경찰과 통화한 뒤 '차라리 신분을 밝히라'고 얘기합니다.
[A목사 (음성변조) : 저희는 그렇게 하라니까 그때야 북에서 온 아이라고 말하니까, 경찰이 굉장히 놀란 표정이었고 그때부터 억류가 시작된 거죠.]
수도 비엔티안으로 이송될 때까지 A목사는 여러 차례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청될 우려가 있으니 전화하지 말라는 답변만 듣습니다.
이민국에 억류돼 있던 탈북자들에게 우리 말을 쓰는 수상한 모습의 조사관 2명이 찾아옵니다.
[A목사 (음성변조) : (라오스)대사관에서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게 자발적인 의사인지 재확인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통역관이다 이렇게 애기했습니다.]
이틀 뒤에는 탈북자들의 사진까지 찍어갔는데 북송 작전의 일환이었습니다.
위험을 감지하고 탈출을 논의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A목사 (음성변조) : 탈출해서 대사관으로 들어가겠다 얘기를 했을 때 한국 대사관에서 다 된 밥에 코 풀지 마라 왜 문제를 일으키려 하느냐…]
며칠 뒤 탈북자들은 결국 강제 북송됐습니다.
외교부는 현지 당국의 거부로 접견이 이뤄지지 못했을 뿐 당시 상황 파악과 조치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조태영/외교부 대변인 :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말씀드립니다.]
외교부는 개선점을 찾아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