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대 소녀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에게 무죄가 확정됐는데 그 이유가 이 소녀가 법정에 나와서 증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김지아 기자의 보도 보시고, 백기종 전 수사팀장과 얘기나눠보겠습니다.
[기자]
2013년 7월, 집으로 가던 A양은 골목길에서 뒤따라오던 윤모 씨에게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윤 씨는 자신의 바지 속에 손을 넣고 더듬었습니다. 그는 "너희 집을 알았으니 다음에 또보자"고 말했습니다.
윤 씨는 1심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A양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경찰 진술조서를 바탕으로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대법원이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출석을 거부하는 A양에게 구인장을 발부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았고, 경찰 조서는 증거 능력이 없다고 봤습니다.
윤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복지법 위반입니다.
이 법은 수사단계에서 피해자 진술 녹화는 의무사항이 아니고 있다해도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습니다.
법정 진술만이 증거로 인정되는 겁니다.
지난해 영상 증거를 채택하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이 사건은 2013년 일어났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지도 않았습니다.
[신진희/변호사 : 영상녹화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되고, 출석하지 않으면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거죠.]
제도의 허점이 아동 성폭력 피해자를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