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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하루 10시간…'잠자는 봄, 잠 못자는 봄'

입력 2015-05-20 21:38 수정 2015-05-2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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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통계 두 가지를 보여드릴 텐데요. 어제(19일) 나온 통계입니다.

첫 번째, 취업이 하고 싶지만 취업을 해본 경험조차 없다고 답한 20-30대 청년들의 숫자가 9만 5천명.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업들이 이른바 '초짜'보다는 경력자를 우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취업절벽이란 말이 나올 만큼 찬바람 부는 청년고용시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어제 나온 통계 두 번째입니다. 서울대 의대에서 중장년층의 수면패턴을 조사했더니 하루 6시간도 자지 못한다는 남성이 10명 중 1명입니다. 대부분 업무와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하루에 10시간 이상 푹 자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혹시 부러우십니까? 그런데 이렇게 답한 사람 중 직업이 없는 사람이 취업자에 비해 2배나 많았다고 합니다.

두 가지 통계를 다시 한 번 들여다봤습니다.

청년 실업자가 날로 늘어나고 그런 자식들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부모도 날로 늘어나지만 거꾸로 아예 구직조차 포기한 취업포기자. 이른바 취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밖에 나가 돈 쓰는 대신 10시간 넘게 잠이나 잘 수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요?

잠 못 이루는 사람들과 잠이라도 자야 하는 사람들. 묘한 대비를 이루는 통계들입니다.

그리고 짐작건대. 그들이 잠속에서 만나게 될 꿈은 그리 아름답지는 못할 것만 같습니다.

'어느 봄날'이라는 제목의 동요를 듣고 계십니다.

청아한 노래의 가사처럼 봄의 꿈. 고운 꿈을 꾸고 싶지만 냉정한 현실은 찰나의 아름다운 꿈조차 허락하지 않습니다.

수십억 원의 세금이 국회의원들의 특별활동비라는 명목으로 쌈짓돈이 돼 간다는 뉴스의 한 켠에 또한 그에 못지않은 돈이 어느 기업가 출신 의원이 살아 있을 때 로비자금으로 왔다갔다 했다는 뉴스의 한 켠에…

가까운 미래조차 불안한 사람들의 불면과 먼 미래는 오히려 사치스러운 사람들의 긴 잠이 통계로 나온 2015년의 어느 봄날은 그렇게 흘러갑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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