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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그 후] "보에 가둬둔 물, 농업용수로 활용 안 돼"

입력 2014-08-0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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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리포트를 보면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가뭄이 해소된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곳이 실상은 그렇지 않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지현 기자가 전해드린 곳 말고 다른 지역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취재한 결과 전국적으로도 가뭄 해소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도를 보시죠, 당시 국토해양부가 지난 2011년 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요약한 것입니다.

빨갛게 표시된 지역이 가뭄이 극심한 곳인데요, 보시다시피 큰 변화가 없고 일부만 개선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앵커]

왼쪽 것이 4대강 사업 전이고, 오른쪽은 4대강 사업 후고. 그렇게 따져보면 빨간 지역이 가뭄이 심한 곳이라는데 그림상으로 별로 해결이 안 됐다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기자]

그런데 사실 이 자료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지도를 보면 미호천 일대는 4대강 사업 이후엔 가뭄이 해소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 봤더니 가뭄이 해결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를 이상히 여겨 국토부에 문의했는데, 국토부가 내놓은 해명이 정확한 자료를 토대로 만든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조사를 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자료를 정확하게 파악 안 하고 이런 걸 내놓습니까?

[기자]

저희도 그 부분이 의문이 들어 다시 한 번 확인했는데, 그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앵커]

그림상으로 보면 가장 심한 곳이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가는 것 같은데. 주황색은 그대로 가고 노란색이 없어진 것, 가뭄이 해소됐다고 하는데 가서 보니 아니더라. 자료가 정확하지 않다는 이야기인데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단 4대강 사업이 본류를 제외하고는 가뭄 해소에 큰 도움이 안 됐다는 것, 이는 국토부도 인정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쉽게 말씀드리면 4대강 사업을 한 지역과 가뭄 피해가 발생하는 곳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지도를 보시죠. 4대강 사업 이후 가장 많은 물이 저장된 곳이 바로 낙동강입니다.

그런데 낙동강 중하류의 경우 이렇게 흰색으로 표시돼 있어, 물 부족 지역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 이후 저수량을 살펴보면 낙동강이 전체의 77%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원래 가뭄이 크게 우려되는 지역이 아니었던 겁니다.

또 저장한 물을 필요한 곳까지 어떻게 옮기느냐도 문제인데요,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전체 양수장 가운데, 4대강 본류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양수장은 고작 217개뿐입니다.

그리고 이 양수장에서 물을 공급받는 논은 전체 논의 9%에 불과합니다.

결국, 처음부터 4대강 사업은 가뭄 해소에 영향을 주기가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앵커]

보를 만들어서 물을 가둬놨잖아요. 수질 악화도 심화됐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고, 그렇게 모아둔 물을 끌어다 쓰면 가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어떻게 봅니까?

[기자]

물을 갖다 쓰는 게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현재 4대강에는 보로 7억 2천만 톤의 물을 가둬놓고 있습니다.

정부는 저수량이 늘어 가뭄 걱정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물은 농업용수로 크게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사업 추진 당시 정부는 본류에서 떨어진 곳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관개수로를 설치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관개수로가 재질에 따라 다르지만 이게 1km당 2~10억 원의 비용이 듭니다.

결국 비용문제가 만만치 않은 건데,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4대강 사업이 끝난 이후 관개수로를 새롭게 설치한 곳이 1곳도 없었습니다.

결국 가둬놓은 물을, 물이 부족한 농경지까지 댈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앵커]

가둬놓은 물도 수질 때문에 논란이 되는 건데 그나마 쓰려고 해도 수로가 없어서 안 된다, 수로를 계획해 놨지만 하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되는 건데요. 본류 말고 지천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둑 높이기 사업도 같이 하지 않았나요?

[기자]

국내에 있는 전체 둑이 1만 7,000여 개였는데요, 저희가 확인해본 결과 사업이 이뤄진 곳은 이 가운데 93곳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처음 약속과 달리 지천에는 4대강 사업의 효과가 거의 미치지 않은 겁니다.

[앵커]

그럼 4대강 사업의 큰 명분이 치수 관리였는데, 가뭄이나 홍수에 큰 효과가 없었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지금까지도 4대강 찬성론자들은 생태계 파괴와 수질 오염, 막대한 예산 투입 등 부작용은 인정하면서도 그렇다면 왜 4대강의 혜택은 언급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처럼 치수에도 큰 도움을 못 준다는 사실을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뭄은 앞서 말씀 드린대로고요. 지난주 전해드린 홍수 역시 가장 위험했던 여기 섬진강과 강원도 지역은 4대강 공사 전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국토 전체로 보면 5%의 홍수 피해지역이 줄었지만 반면, 침수 피해 지역은 도리어 늘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많은 사람이 반대했음에도 정부가 가뭄 해소와 홍수 예방을 들어 강행했지만, 이 모두 당초의 주장이나 선전과는 크게 달랐던 셈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4대강 사업 그 후를 시작했을 때, 한 달째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이야기가 나올 줄 몰랐는데 아무튼 오래됐습니다. 앞으로도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겠는데 지켜보죠. 이호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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