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양 포기·수색 종료' 보고서…실종자 가족 "청천벽력"

입력 2014-10-17 09:0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이후 6개월동안 JTBC는 하루도 팽목항을 떠나지 않고 취재해왔습니다. 오늘(17일)도 팽목항을 연결합니다.

김관 기자! (네, 팽목항입니다.) 지금 실종자 가족들이 세월호 국감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을 것 같은데 어제 이주영 장관이 "며칠 안에 수색이 종료된다"는 발언도 했는데 실종자 가족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실종자 가족들은 역시 국감에 출석한 이주영 해수부 장관의 입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이 장관이 수색 작업과 인양 여부를 언급한 내용이 논란을 낳고 있는데요, 우선 수색 완료 시점에 대한 부분, 들어보시죠.

[이주영 장관/해양수산부 : (수색작업이) 이제 거의 (선체)바닥까지 간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합니까?) 며칠 정도…]

이 장관이 곧 끝난다고 말한 수색작업은 4층 선미 SP-1 격실에 대한 수색을 뜻합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이 장관이 실제 수색 현황을 정확히 보고받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입니다.

[앵커]

현장 관계자들이 의문을 제기한다는 건 어떤 부분에 대한 건가요?

[기자]

네, SP-1 격실은 해저 47m까지 가라앉아 있는데, 어제 기준으로 진입에 성공한 건 43.5m 수준입니다.

3.5m 높이의 진흙과 장애물들이 더 남아있다는 거죠, 지난 달 장애물 1m 높이를 빼내는데만 한 달이 걸렸습니다.

단, 며칠 안에 수색이 완료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주장입니다.

사실 이런 상황을 가족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장관의 수색 완료 발언이 혹시 수색 중도 포기를 의미하는 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인양조차 포기한 채 수색을 종결시키려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우선 그제 국감에서 이주영 장관이 인양에 대한 질문에 답한 장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주영 장관/해양수산부 : 인양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거론하기가 좀 시기가… (인양은)하게 되는 경우 대비해서 검토는 해 본 적은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을 고려해, 인양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확보한 내부 문건을 보면 정부의 속내는 전혀 딴 판이라는 걸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한 달 전 작성한 내부 보고서인데요, 정부가 현재 수색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수색을 진행할 건지 계획이 나와있습니다.

인양을 포기하고 수색을 종료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최우선 방안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리포트로 보시죠.

+++

취재진이 입수한 정부 구조당국의 '세월호 수색 개선 대책 보고서'입니다.

한 달 전쯤 작성됐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세월호 수색 방안에 대해 3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놨습니다.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안은 수색 종료 시나리오입니다.

현재 수색을 끝으로 가족들에게 추가 수색이 무의미하다는 점을 설득해 수색을 전면 종료시키겠다는 겁니다.

실종자 가족들에겐 유가족 보상금 외에 추가로 특별보상금을 지급하고, 실종자 해상추모공원을 세워주는 것을 내세워 설득하겠다는 구체적인 협상 방안도 나와있습니다.

협상이 잘 되면, 가족들이 수색 종료를 정부에 건의하는 식으로 이끌어내자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정부가 먼저 인양을 포기하고 수색을 종료하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대목으로 풀이됩니다.

이 문건이 작성될 당시는 이주영 장관이 "마지막 한 명을 찾을 때까지 끝까지 수색하겠다"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언을 하던 때였습니다.

결국 구조당국이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수색 작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그 뒤로 수색을 종료하는 방안, 나아가 가족들에게 특별보상금 주겠다며 설득하려 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앵커]

김 기자, 인양이 거론되도 가족들은 민감한 반응이었는데, 그 인양조차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면 가족들에겐 큰 충격일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실종자 가족들은 인양 없이 수색을 종료할 수도 있다는 건 생각조차 못 해봤다며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실종자 가족을 만났습니다.

[권오복/세월호 실종자 가족 : 청천벽력이고 금시초문이에요. 아직 못찾은 사람 입장에서는 용납이 안되죠.]

가족들은 사전에 아무런 논의 없이 이런 계획을 짜놓는 것 자체에 큰 배신감을 느낀다며 정식으로 구조당국에 항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관련기사

구조당국, 인양방법 등 분석 끝내…내부 보고서 입수 세월호법 타결 하루 만에 '인양론'…실종자 가족 반발 세월호 인양 방법·비용 등 구체적 분석…보고서 입수 안덕수 "세월호 수색 조기 종결해야…10명 유족에 더 보상"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