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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타초경사'…김무성 수첩속 '이니셜 정치'

입력 2015-01-14 21:28 수정 2015-01-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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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JTBC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오늘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말은 '타초경사'입니다. 동양의 병법서인 36계중 13계에 나온다는 이야깁니다.

"풀을 두드려 뱀을 놀라게 하다" 이런 뜻인데요. 뱀이 놀랄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튀어나온 뱀에 도리어 사람이 놀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인 것도 같습니다.

무릇 살짝 감춰져 있는 사실이 더 궁금하기 마련이지요. 사람 마음이 그렇습니다.

"톱스타 K군 Y양과 열애중" 연예기사에서 이런 비슷한 내용들 여러 번 보셨을 겁니다.

마치 '암호'처럼 등장하는 이니셜 퀴즈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온갖 추측을 불러오지요.

만약 사실로 밝혀지면 "거봐라" 이렇게 되지만 거짓일 경우에도 "아니면 말고" 식의 도망 장치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정가에서도 이니셜은 자주 쓰입니다. YS, DJ, JP, MB… 약자만 대도 누군지 아는 사람들입니다. 때문에 소위 거물급이 되고픈 정치인들은 일부러 '영문 약칭으로 불러달라' 슬쩍 요구도 한다는군요.

반대로 절대 이니셜로 불리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문건파동의 배후는 K, Y" 요 며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 속 메모가 화제가 됐습니다. K는 김무성 대표를, Y는 유승민 의원을 의미한다는 증언도 나왔지요.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모두 청와대와 껄끄러운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가 막히다. 음해당하는 것도 기가 막히고 일부러 공개했다고 오해받는 것도 기가 막히다" 김무성 대표의 말입니다.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을 정윤회 문건파동 배후로 지목했다는 말을 얼마 전에 들었고 그 기가 막힌 내용을 수첩에 적어뒀는데 국회에서 수첩을 '우연히' 넘기다 기자에게 그 장면이 찍히게 됐다는 것이지요.

"타초경사". 풀을 두드려 뱀을 놀라게 한다는 전략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먼저 타초경사의 첫 번째 의미는 '변죽을 울려 적의 정체를 드러나게 한다' 입니다.

이번 수첩사건 역시 변죽을 울려…즉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수첩 속 내용이 공개됨으로써. 청와대 혹은 당내 친박계에 경고를 보낸 셈이라는 것이 첫 번째 해석입니다.

그리고 '타초경사'의 두 번째 의미는 정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공연히 문제를 일으켜 화를 자초한다' 즉 수첩의 내용도 사실이 아니고 일부러 보라고 펼쳐놓았던 것도 아니고, 정말이지 모두가 또다시 아무것도 아니라면 김 대표의 수첩은 공연히 문제… 즉 뱀만 깨워놓은 셈이 되는 거겠지요.

과연 풀숲에 도사리고 있던 뱀이 놀란 것인지. 아니면 뱀을 깨워낸 사람이 더 놀랄 것인지는 글쎄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지만 분명한 건 갑자기 튀어나온 뱀에 국민도 놀랐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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