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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국제유가 반토막 났는데…기름값과 '콧물'

입력 2015-01-07 21:47 수정 2015-01-0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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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JTBC 뉴스룸 2부를 시작합니다.

오늘(7일) 앵커브리핑은 소설가 성석제 씨의 <투명인간> 중 한 구절로 시작합니다.

"'앞으로 나란히' 신입생들의 코에서 콧물이 흘러내렸다. 입 위를 슬쩍 지나 바람에 흔들흔들 끊어질 듯 말 듯 여행을 계속한 뒤 턱 아래에 고드름처럼 매달렸다. 잠시 뒤 믿을 수 없게도 기다란 그 콧물이 한꺼번에 빠르게 출발한 자리로 되돌아갔다"
(성석제 <투명인간> 중)

오늘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는 '콧물'입니다.

국제유가가 일 년 새 거의 반 토막이 났습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50달러 아래까지 떨어져 뉴스가 됐고 하락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당연히 우리나라 기름값도 내려갔지요. 그러나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내리긴 내렸지만 국제유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덜 내려간 것 아니냐는 불만 때문입니다.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어제 <뉴스룸>이 보도한 것처럼 같은 서울 안에서도 리터당 1400원대 주유소가 있는 반면 2300원에 가까운 주유소까지 있다고 하지요.

지난 2011년. 매일 매일 기름값이 오르던 시절엔 부지런히 가격표를 바꿔 달던 주유소들이 정작 가격을 내릴 땐 이런 저런 이유로 굼뜬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정유사와 주유소는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세금이 절반 이상이라 가격을 내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KDI를 비롯한 5개 국책연구기관이 자료를 하나 내놨습니다. "유가하락이 가격인하로 이어져야 가계의 구매력이 커진다"는 내용입니다.

만약 유가가 10% 내려갈 경우를 가정해봅니다. 기업이 그 하락분을 전체 제품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기업이 9조 4천억원, 소비자가 1조 1천억원의 이익을 얻는 반면에 기업이 유가 하락분을 모든 제품가격에 반영하면 기업은 2조 7천억원, 소비자는 5조 2천억원의 혜택을 본다는 겁니다. 기업의 이익은 줄어들지만 그만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커진다는 것이지요. 이게 다시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최근엔 유가는 반 토막이 났는데 기업들이 주요 석유관련 제품 40개 중 절반 이상의 가격을 오히려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 바도 있었지요.

콧물 흘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하나같았습니다. 콧물이 아래로 흐를 때는 서서히 그러나 훌쩍 들이마실 때는 순식간에…

기름 값도 물가도 마치 이 콧물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릴 때는 천천히. 그러나 올라갈 때는 순식간에…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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