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혁신위가 특정인의 대선행보를 위한 실적쌓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말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혁신위를 둘러싼 논란, 무엇이 문제일까요? 박민식 의원과 직접 얘기 나누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안녕하십니까?]
[앵커]
우스갯소리 하나 전해 드릴까요. '보수혁신'이라는 쓰고 '보신'이라고 읽는다, 이런 얘기가 나오던데요.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언뜻 듣기에는 저희 새누리당 의원들을 좀 비난하는 그런 언사 같아서 참 저도 송구스럽고, 또 이런 공개방송에 나와서…사실 인터뷰 해 봐야 저도 좀 시쳇말로 남는 장사가 아니거든요.]
[앵커]
건지는 게 없을 것 같다. 그건 인터뷰를 끝내봐야 아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알겠습니다. 혁신위가 특정인의 대선행보를 위한 실적 쌓기가 될 수도 있다. 이 특정인이라는 건 김문수 위원장을 말하는 걸 테고요.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김문수 위원장도 포함해서 또 다른 분도 될 수 있겠지만, 어떻든 솔직히 왜 저렇게 조급하게 하느냐, 뭔가 고지전하듯이 돌격 앞으로, 날짜 정해 놓고. 이런 인상을 자꾸 주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고지전하듯이 하느냐고 말씀하시기는 하지만 이른바 혁신위란 게 길게 시간을 두고 그렇게 할 만한 성질은 아니지 않나요? 하려면 빨리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왜냐하면 시간이 늘어질수록 반란도 더 많이 나올 테고. 그래서 혁신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말 그대로 후딱 해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도 들고.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물론 신속할 필요도 있겠습니다마는 제대로 된 혁신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과거 우리 정치사회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또 최근의 안철수 신드롬같이 수많은 혁신안, 쇄신안이 나왔습니다마는 국민들의 체감에는 상당히 미흡하지 않습니까? 그건 왜 그러냐 하면 그런 안들은 정말 좋은 안이 많았지만 과연 현실에 착근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고 있었느냐 이런 점에서 좀 냉정하게 봐야 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현실적인 면을 자꾸 강조하다 보면 이른바 혁신이라는 것은 그만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고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표적으로 나온 것이 이건 의원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논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판기념회를 전면 금지한다. 또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세비를 깎는다. 다시 말해서 무노동, 무임금 얘기가 나왔습니다.
우선 출판기념회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저는 개인적으로 우선 김문수 위원장의 혁신위 전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많이 했고,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하지 않았습니다마는 지금 출판기념회 같은 경우는 제 개인 의견으로는 전면금지한다라는 게 혁신위 안 아닙니까? 전면 금지한다, 박탈한다고 하면 당장 국민들은 박수를 칠 겁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최소한 우리 헌법의 틀 안에 맞느냐. 우리 헌법에는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새로 정치권에 발을 딛으려고 하는 신진 인사일수록 그런 갈증이 더 심한 거죠. 그러니까 이것이 말은 혁신이다 했는데 알고 보니까 오히려 기득권 가지고 있는 현역의원들한테 도로 유리할 수가 있는 구조죠.]
[앵커]
그런데 출판기념회를 금지해 버리면 현역 의원들한테는, 오래된 의원들한테는 더 유리합니까?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그러니까 지금 신진 인사들과 비교해 보면 당연히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왜냐하면 신진 인사들은 자기들을 알릴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 이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취지는, 과거에 정치자금 악성적인 통로로 이용됐다는 그런 반성적인 고리에서 나온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것만 막으면 되는 것이죠.]
[앵커]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죄송한데요. 거꾸로 해석하면 이런 얘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에 오래된 정치인들은 이런 거 안 해도 후원금 어떻게 구할 수 있지만 신진 정치인들은 사실 정치자금이나 뭐나 이런 걸 후원금을 받을 기회가 없지 않느냐. 그러면 출판기념회까지 못 하게 하면 그 길마저 막히는 거 아니냐라는 쪽으로 해석되면 어떻게 하죠?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그런데 실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나 언론에서 좀 오해하고 있는 것이 저도 출판기념회를 해 봤습니다마는 사실 초선이나 재선의 경우는 출판기념회라는 것이 정치자금을 모으는, 펀딩의 그런 용도가 아니라 자기를 알리기 위해서 사실 그 출판기념회 하면 500석, 1000석에 사람들이 꽉 앉아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책값을 내러 온 사람들이 아닙니다. 70%는 지역구에서 와서 우리 지역구 의원이 국회에서도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하는구나, 이거 알리는 데 제일 주안점이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막을 필요가 있느냐 그런 생각입니다.]
[앵커]
그러면 고참정치인들은 출판기념회를 왜 합니까?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저도 아직 고참이 안 되어서 모르겠습니다마는 최소한 제가 듣기로는 선수가 좀 많고 전국적인 그런 인물의 경우와 초재선 국회의원이든 또 신진 정치권에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이 가지는 출판기념회에 대한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다.]
[앵커]
그러면 박 의원님 말씀은 출판기념회는 그냥 허용은 하되 후원금은 못 받게 한다, 이런 쪽으로 가는…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그러니까 정치자금의 탈법적인 통로가 되지 않도록 막으면 되는데 그 방법은 예컨대 아주 정가판매제를 한다든지 또는 회계를 투명하게 한다든지 이런 방법을 하면 그래도 둘 다 살릴 수 있는 그런 중도적인 방안이 되지 않을까 봅니다.]
[앵커]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니까 이거 완전히 없애버리자고 나오는 거겠죠?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그러니까 사실은 전면 금지하고 박탈하면 당장은 속이 시원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법적인, 헌법의 틀 안에서 고려할 부분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일단은 알겠습니다. 무노동, 무임금 적용에 대해서도 굉장히 반론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왜냐하면 국회를 열어도 의원들이 별로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라는 의견들이 많기 때문에 이게 나온 것 같습니다.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무노동, 무임금, 저도 개인적으로는 예컨대 감옥에 가 있다라고 하면, 자기가 일을 사실 안 하게 되면 이런 사람한테 세비를 지급하는 게 맞느냐. 저도 동감이지만. 예컨대 상임위나 본회의에 참석을 안 하고 지역구에 급한 일이 있어서 지역구에 가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경우에 그러면 회의에 불출석했다고 이 사람 국회의원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냐 이런 점에서 좀 고민을 해 봐야 됩니다.]
[앵커]
글쎄요. 국회의원의 본분이 그럼 지역구 활동이냐에 대해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국회의원은 전체 국민의 대표자이죠, 헌법상의.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지역주민의 대변인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앵커]
국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예를 들어서 국회가 1년 내내 열리는 것도 아니고 임시국회와 정기국회 기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회기 이외의 시간에 지역구 활동을 하려면 하는 거지만, 회기 중에 각 지역구 구민들이 당신은 우리를 대변해서 일하십시오라고 하는데 국회는 안 가고 그냥 지역구에 있으면…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그건 좀 의견이 다른데 제가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최근에 지역구 가서 제가 지역구에서 이렇게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데 마침 회의 참석을 못 했다. 그러면 제가 국회의원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냐. 지역구 주민들한테 직접 물어봤습니다. 지역구 주민들은 100이면 100 지역구에서 열심히 하는 걸 원하죠. 그걸 가지고 국회 본회의에 참석 안 했다고 해서 손가락질하는 분은 거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앵커]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민원 해결을 위해서 내려가 계시면 그게 편할 수도 있는데요. 그게 더 좋게 보일 수도 있는데.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민원해결이라기보다는 어떻든 주민들도 국민이지 않습니까? 국민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또 그걸 가지고 전달하는 것이니까 저는 그것이 국회의원의 직무를 이탈한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직무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죠. 그런데 분명히 기본적인 임무는 상임위든 본회의든 참여해서 지역구 구민들이든 아니면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원래의 일이기 때문에 거길 그렇게 자주 비우시면, 물론 박 의원께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때 보면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까. 아까 말씀드린 한창 말씀하셨던 출판기념회에 가 계신 경우도 많고. 그렇죠? 그러면 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저 사람들은 우리가 이렇게 뽑아놓고 우리 일을 대변하라고 했는데, 저렇게 다 비워놓고 그래도 왜 다 받아가느냐. 당연히 나오지 않겠습니까?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물론 그런 지적은 저도 아프게 받아들이고 조금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겠다. 그런 측면까지 지금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저런 살펴볼 부분이 있으니 충분히 토의를 거쳐서 제대로 된 혁신안을 만들어보자는 것인데, 지금 김문수 위원장은 혁신안 도저히 후퇴를 못 하겠다고 하니까 저희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황스럽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아마 김문수 의원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본인 뜻이 있겠습니다마는 이건 물러서면 그냥 흔히 얘기하는 대로 도루묵 된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그런데 의원들이 혁신의 대상이죠. 혁신의 대상이지만, 또 혁신의 대상이면서 결국에는 싫든 좋든 혁신의 주체여야 되지 않습니까? 학생들이 공부 못 한다고 그냥 학생들 다 퇴학시키고 학교 문 닫을 수는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는 거죠.]
[앵커]
일단 알겠습니다. 작년 이맘때 박민식 의원께서 이 자리에 나오셨을 때도 비슷한 주제로 나오셨던 걸로 제가 기억을 합니다. 결국은 또 비슷하게 얘기가 돼서요.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하여튼 너무…그러니까 한쪽은 혁신을 지양하는 사람들이고 한쪽은 기득권 또 혁신, 반혁신파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앵커]
어떤 말씀이신지 알겠고 박 의원님의 고민도 알겠는데요. 하여간 제가 조금 아까 전에 말씀드린 것은 1년 전과 지금과 대화가 결국 비슷하게 된다는 것이거든요.
[박민식 의원/새누리당 : 다음에 한번 불러주시면 좀 더 진보적인 답을 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새누리당의 박민식 의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