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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역공격의 오류'에 갇혀버린 성완종 리스트 파문

입력 2015-04-23 19:35 수정 2015-04-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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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시 정치부회의' 시작하겠습니다. 여당이 2007년 성완종 전 회장 특별사면 배경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이자,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오늘(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으로 진실을 밝히자고 제안했습니다. 오늘 정치부 회의는 특검에 소극적이었던 문재인 대표가 왜 특검 카드를 꺼냈는지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여당 40초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떳떳하면 조사받으라"

새누리당이 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진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에 대해 국정조사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떳떳하면 조사를 받으라"며 문재인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 "본질 흐리지 말고 특검 도입하자"

이에 대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노무현 정부에서 더러운 돈을 받고 사면 다룬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본질을 흐리지 말고, 특검을 도입하자고 반박했습니다.

▶ "수사 대상 넓히면 물타기로 오해"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은 "지금 수사 대상을 넓히면 물타기 오해를 받을 것"이라며,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8명 플러스알파 언급을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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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완종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메모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일어난 지 오늘로 2주가 됐습니다. 논란은 식지 않았는데, 논쟁의 주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성완종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과정에 특혜가 있다는 의혹을 여권에서 연일 제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오늘 반박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에서 특별사면 논란으로까지 번진 이른바 '성완종 게이트'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봅시다.

[기자]

'-×- = +'

오늘 여당 발제의 핵심은 바로 이 연산기호에 담겨져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말미에 다시 말씀을 드리고 본격적인 발제를 시작합니다.

본말전도(本末顚倒) 사안의 본질을 잊고 부수적인 것에 사로잡힌 상황을 뜻하고요, 피차일반(彼此一般) 너나 나나 어차피 다 똑같지 않냐는 얘기입니다.

두 사자성어가 등장하는 문장들을 보면, 이 용어들이 결코 긍정적인 표현이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을 잘 뜯어보면 치명적인 '오류'도 발견됩니다.

바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역공격의 오류(Two wrongs make a right)', 같은 말로 '피장파장의 오류' 말입니다.

'역공격의 오류'에 대해 조금만 더 설명하고 싶습니다. 아주 쉬운 예 2가지로 말이죠.

"너는 게으른 게 문제야"
"오빤 뭘 잘했다고 그래?"

이거 남녀사이에 아주 흔한 대화인데, 여자친구가 이러면 대화할 마음 싹 사라집니다.

"뒤에서 남을 욕하는 건 나쁜 일이야"
"너는 안 하냐?"

이런 답이 돌아오면 기가 막혀서 할 말 없어집니다.

"글에 논리가 좀 부족한데, 보완하는 게 어때?"
"그럼 네가 해보든지! 잘할 수 있나…"

앞으로 말 섞지 말자는 뜻이죠.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한 발 물러서 찬찬히 살펴보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역공격의 오류'가 범람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2주 전 시작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핵심은 이름이 거론된 8명에 대한 진상 규명이었습니다.

[성완종/전 경남기업 회장 : 꼭 좀 이렇게 보도해주세요. 깨끗한 (박근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주십시오.]

그런데, 2주 뒤인 오늘 정국의 핵심은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 의혹'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무리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생각해봐도 본말전도와 피차일반으로 인한 '역공격의 오류'임을, 그래서 물타기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논쟁은 노무현 정부 탓이냐, MB정부 탓이냐로 흐르고 있습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JTBC 뉴스룸 (어제) : 대선이 12월 19일에 있었는데 그것도 이틀 전에 이미 (노무현) 청와대에서 법무부에서 지시한 검토 등판에 성완종 전 의원이 들어갑니다.]

[진성준 새정치연합 의원/JTBC 뉴스룸 (어제) : (이명박) 인수위 명단 184명 구성이 완료됐다고 발표를 하고 그 다음 날 인수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데 그것은 사면이 이루어지기 전날입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여기서부터 상황은 더욱더 꼬입니다.

여당의 '본말전도' 프레임 속에 야당도 강한 반박과 해명으로 발을 들이게 됐고, 이 논쟁은 '성완종 게이트'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는 겁니다.

급기야 오늘 여당에서는 '성완종 사면 진상조사'를 추진하자는 얘기까지 터져 나왔습니다.

[이정현 의원/새누리당 : 처음에 없을 수도 있는 잘못된 씨를 (노무현) 정권이 비호하고 키워와서 불행과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그런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특히 이 문제는 반드시 한번 짚어줘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오후 2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더러운 돈을 받고 사면을 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며 대응했지만, 이 역시 '특별사면 논쟁'의 바퀴를 더욱 빨리 돌리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여기에 8명의 금품수수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도 정작 돈을 줬다는 성완종 전 회장의 측근들을 최근 며칠 동안 잇달아 체포해 구금하고 있어서, 검찰 수사가 과연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듭니다.

특히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착수될 수 있음을 이미 천명했습니다.

[김진태 의원/새누리당 (지난 20일) : 어떠한 경위로 이러한 사면이 이루어졌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황교안/법무부 장관 (지난 20일) : 알아볼 수 있는 방법들을 한번 강구해보도록 그렇게 검찰과 협의해 보겠습니다.]

모두에 제가 말씀드린 발제의 핵심으로 돌아가보죠.

마이너스 즉 본질의 문제를, 또 다른 마이너스인 별건의 문제로 대응하면, 그 문제들은 결국 플러스, 문제가 아닌 것이 된다. 지금 우리 여야 정치권의 모습입니다.

오늘 여당팀의 기사 제목은 <'역공격의 오류'에 갇힌 성완종 게이트>입니다. 성 전 회장의 메모가 공개된 지 2주가 지난 지금, 사건은 어디로 표류하고 있는지 문재인 대표의 반박은 어떤 내용인지 정리하겠습니다.

Q. 문재인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

Q. 문재인 "사면은 법무부 업무"

Q. 문재인 "더러운 돈 받고 사면 안 해"

Q. 문재인 "특검 통한 진실규명 요구"

Q. 야 '검찰 수사→특검' 왜 전환?

Q. 재보선 앞두고 여야 '이슈 전쟁'

Q. 김무성 "떳떳하면 조사 받으라"

Q. 이호철 "성완종 사면은 MB측 요청"

Q. MB 인수위서 성완종 활동하는 모습

[앵커]

검찰이 됐든, 특검이 됐든, 수사의 주체, 혹은 국정조사가 되더라도, 현재까지 나온 모든 의혹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하는 상황으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흘러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는 <여 '국정조사'="" vs="" 야="" '특검="" 맞불'="">로 제목을 정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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