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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예산전쟁…"국민의 혈세, 잘 부탁드립니다"

입력 2014-11-1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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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먼저 앵커브리핑입니다.

오늘(19일) 뉴스룸이 주목한 말은 "잘 부탁드립니다"입니다.

뭔가 아쉬울 때 하는 말인데요.

요즘 이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들리는 곳. 어딜까요?

[남경필/경기도지사 : 많이 도와주세요. 예산 관련돼서 국회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왔죠.]

[홍준표/경남도지사 : 다른 시·도지사들은 국회 와서 산다고. 자기 시·도 예산 때문에…]

바야흐로 예산전쟁의 막이 오르면서 국회는 전쟁터가 됐습니다.

최전방은 물론 심사가 진행되는 회의장입니다.

의원회관은 후방이 됐고요. 회의장 앞엔 총알답변을 준비한 일명 '3초 대기조'가 즐비합니다.

1등 사수는 예산소위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이고요.

평소엔 목에 힘주는 고위공직자들도 이때만은 꼼짝없이 수퍼 을이 됩니다.

그저 '잘 부탁드립니다'…허리를 굽힐 따름입니다.

의원들 사정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한 푼이라도 예산을 더 챙겨서 지역구민에게 존재감을 보여야 하다 보니 "깡패냐" "양아치냐" 이렇게 본심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런데 "돌격 앞으로!" 구호를 외치듯 치열한 예산전쟁에 뛰어든 사람들은 정말로 꼭 필요한 예산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안전행정부가 내년도 새마을운동예산 56억 원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문제는 아직 다 쓰지도 않은 예산이 3년 동안 총 74억 원이 쌓여있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행위는 해당예산을 전액 통과시켰습니다. 그 이후 예결특위에서 일단 보류되긴 했다지만,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합니다.

즉 "먼저 빼 먹는 게 임자다" "예산이 곧 권력이다" 이런 생각 때문일까요?

대부분의 정부기관이 해마다 '묻지마 예산 증액'을 요구합니다.

감사원이 최근 3년간 밝혀낸 복지예산 누수액만 무려 7000억 원입니다.

무조건적인 예산 끌어오기는 자칫하면 예산누수, 예산낭비로 이어집니다.

시공여사(視公如私)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말입니다.

공공의 재산을 내 것처럼 아껴야 훌륭한 목민관이란 의미인데요.

지금 예산전쟁에 임하는 분들. 혹시 공공의 재산을 내 것처럼 아끼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재산 나랏돈을 마치 내 것인 양, 나를 위해 쓰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이번엔 우리가 "잘 부탁드립니다"

부디… 마음대로 주무르지 말아주십시오.

그거 원래 우리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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