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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이냐" "양아치"…예산 조정소위 낯뜨거운 설전

입력 2014-11-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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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가 예산 심사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넘어 점점 험악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욕설까지 오고가는 상황에 이르렀는데요,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관련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주찬 기자, 어제(17일) 국회 예산안조정 소위에서 벌어진 일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막말 소동은 기재부 소관 기금 사업에 대해 논의하던 중 예산과 기금의 통합 심사를 주장하는 새누리당과 분리 논의를 요구하는 야당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이 논의 초반에 "기재부 왜 그러나 국가 예산을 개판으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예결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이 이에 가세해서 "기금을 논의하며 증액과 감액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히 (예산을) 인정하게 되는 꼴 아니냐"며 "(기재부에서) 편법으로 심사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고 정회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상황을 지켜보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책상을 내리치며 "그만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 강창일 의원이 김진태 의원을 노려보며 "야당 간사가 얘기하는데 시비를 걸잖아. 가만히 있어 건방지게…", "저 XX 깡패야. 어디서 쳐 임마. 상식이 없는 친구야? 조폭이야? 양아치 같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죠, 김진태 의원은 이에 대해 "방금 뭐라고 했나? 사과하세요. 참 예의 바르시네요. 욕설이나 하고… 어떻게 저런 양아치 같은 소리를 해!"라며 분위기는 극도로 험악해 졌습니다.

결국 홍문표 예결특위 위원장이 "이 무슨 추태냐"고 중재에 나서면서 겨우 뜯어 말렸고, 두 의원이 사과하면서 일단락 되긴 했습니다.

[앵커]

이런 풍경은 예산 심사철이 되면 해마다 반복되는데요, 왜 그렇다고 보시나요?

[기자]

막말 파문은 아무래도 비공개 관행에서 빚어진다는고 볼 수 있습니다.

국회에 가면 미디어의 각축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회 어디에 가도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언론사 카메라 기자들도 순번을 정해 곳곳을 다니며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취재합니다.

그런데 의원들이 기자들이 있을때와 없을 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서로 조용히 얘기하다가도 기자들이 나타나거나 특히 카메라 기자 오면 갑자기 언성을 높이면서 '오버 액션'을 하기도 하거든요,

반대로 취재진이 많이 몰려 있었다면 이번 막말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제의 경우 여야 의원들이 회의장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만 촬영을 하고, 취재기자는 순번에 따라 정한 한 명만 남아서 취재를 하고 나중에 풀을 해 주는 식이기 때문에 언론에 둔감해지다 보니 이런 막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 국회에서 예산조정안 시기가 되면 정말 회의실 앞이나 국회 주변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각 정부부처 공무원들부터 각종 민원인까지 관련 예산을 더 타내기 위해 그야말로 장사진을 치고 있는데, 공무원들에겐 회의장 앞은 '최전방' 의원회관은 '후방'이라고 불리면서 회의장 앞에는 예산 증감 사유를 즉각 대답할 수 있는 담당 사무관이 문 앞에서 '3초 대기조'로 서 있기도 합니다.

특히 예산안 절차 막판에 이뤄지는 증액 심사는 과거 호텔방을 따로 잡아 진행했을 정도로 비공개를 유지했는데, 보다 투명하고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증감액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정부조직법에 관련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박 대통령이 국가 개조와 공직 혁신 위해 약속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내일 공포되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세월호 참사 직후 공룡조직 안행부를 쪼개고 해경 해체와 관피아 척결을 내세운지 6개월이 흘렀습니다.

오늘 국무회의를 거쳐 내일 정부조직법이 공포되는데요, 기대보단 실망이 앞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안행부가 3개 부처로 쪼개지는 와중에 공무원들은 자리보전이나 승진 기회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하는데요,

안행부 고위직들은 전례 없는 '연쇄 승진파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직이 개편되면서 자리가 늘거나 기존에 있던 사람이 물러나면서 일반직 간부가 갈 수 있는 차관급 자리만 최대 7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하위직들의 분위기도 승진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사혁신처 근무를 희망하는 지원자 경쟁률이 5대 1에 육박했구요, 국민안전처는 지원자 미달을 예상했지만 증원되는 자리를 기준으로 봤을 때 3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렸습니다.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공간이 마련되기 까지 당분간 서울에서 근무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공무원들 사이에선 '몇 년만 버티면 다시 조직이 통합될 수 있어 세종시에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초상집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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