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일부 학생들이 축제 기간에 '오원춘 세트 메뉴' 등을 만들어 팔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학생대표들이 축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오원춘(43·중국이름 우위엔춘)은 2012년 4월1일 수원 자신의 집 앞을 지나던 A(당시 28세·여)씨를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혐의(살인, 사체손괴 등)로 구속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23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따르면 이 학교 동아리연합회가 지난 22일부터 시작한 가을축제에서 학생 4명이 교내에서 '방범포차'(주점)를 운영하며 '오원춘 세트 메뉴'와 '고영욱 세트 메뉴'를 만들어 팔았다.
오원춘 세트는 곱창볶음과 모듬튀김으로 된 메뉴(1만원)이고, 고영욱 세트도 이와 비슷한 음식 메뉴였다. 천막주점 현수막에는 오원춘과 고영욱(39)의 얼굴 사진과 메뉴 소개글이 담겨 있었다.
그룹 룰라의 멤버였던 고씨는 2010년 7월~2012년 12월 미성년자 3명을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2013년 1월 구속기소, 법원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최근 출소했다.
그러나 이 학교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는 22일 자정무렵 SNS에서 오원춘 메뉴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자 곧바로 해당 주점에 대해 폐쇄조치하고 관련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어 총학생회는 23일 낮 12시께 중앙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 관련 문제를 논의했고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자숙하기 위해 24일까지 예정됐던 축제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해당 주점 사진과 함께 "오원춘 메뉴는 뭐냐. 토 나오네", "세상 막장일세.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XX놈들" 등 비난글이 게재됐다.
주점을 운영한 학생들은 SNS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범죄자들의 경악스러운 범죄에 경각심을 느끼게 하기 위해 '방범'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죄수들을 혼내주는 컨셉으로 기획했는데 많은 분들에게 성처를 드리게 돼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학생들이 동아리연합회에 주점 신청을 할 때 제출한 내용과 실제 주점을 운영한 내용이 많이 달랐다"며 "학생처와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가 이번 일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