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조 소식이 들려오기 만을 기다리던 딸을 구해낼 수 없을 것이란 슬픈 소식을 듣게 된 아버지가 있습니다. 딸이 있을 걸로 보이는 세월호 객실에 뻘이 가득해 수색조차 어렵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 아버지는 "시간이 없으니 다른 탑승자들부터 수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정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궂은 날씨에도 해경의 배 한 대가 사고 해역으로 향합니다.
딸을 구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소식에 아버지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겠다며 배에 올라탄 겁니다.
이모 양의 시신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객실은 현재 뻘이 가득 차 있어 수색은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속이 미어지고 바짝 타들어가지만 아버지는 다른 가족들을 생각합니다.
[이 양 아버지/실종자 가족 : 뻘이 많아서 수색하기가 좀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부모님들도 계시니까 거기만 수색해달라고 할 수 없었어요.]
앞서 세월호가 침몰하던 지난 16일 오전 10시, 이양은 "걱정하지 말라"며 밝은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이 양 아버지/실종자 가족 : 친구들은 울고 있는데 난 구조될 거 기다리고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대기하라고 해서 대기하고 있어. 친구들이 울고 있어서 달래러 가야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하지만 결국 그게 딸과의 마지막 통화가 됐습니다.
딸 아이가 있는 곳을 직접 눈으로 보겠다던 아버지는 결국 기약없는 구조 작업 만을 기다리며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