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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진실을 말해달라" 눈물 호소

입력 2014-06-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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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진실을 말해달라" 눈물 호소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진실을 말해달라" 눈물 호소


"꼭 진실을 말해주세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선박직 선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0일 오후 광주지법 201호 법정.

희생자 대표 김병권씨가 증인석에 앉아 이 선장 등 피고인들을 바라봤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어렵게 입을 뗀 김씨는 피고인들에게 "당신들의 자식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꼭 진실을 말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당신들의 자식이었다면 그렇게 했을지(죽어가는 것을 지켜만 봤을지) 묻고 싶다"며 "4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났다. 부탁드린다. 꼭 진실을 말해 달라"며 울먹였다.

김씨의 간절한 호소에 법정 안은 희생자 유가족들의 흐느끼는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피고인석에 앉은 선원들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일부 선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법정은 유가족들의 분노와 슬픔, 눈물이 교차했다.

오후 1시50분께 법정에 들어선 유가족들은 법원 직원들에게 "왜 죄인을 보호하느냐. 보호하지 말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유가족은 '네놈들이 사람이냐. 짐승보다 못한 금수'라고 적은 피켓을 법정 안에서 들고 시위하다 법원 직원들에 의해 제지됐다. 유가족들의 항의에 재판 시작도 2분 가량 지연됐다.

유가족들의 분노는 이 선장 등 피고인들이 법정에 들어설 때 극에 달했다. 이들은 "살인자" "우리 자식이 죽었다" "다 사형시켜야 해"라며 소리를 질렀다.

사건을 담당한 윤장엽 부장판사가 "심정은 이해하지만 재판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고성 등은 삼가 줄 것"을 요구했으나 피고인 15명이 모두 법정에 들어설 때까지 유가족들은 "심장이 두근거린다" "죽고 싶은 심정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이해해 달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한 유가족은 입정하는 한 피고인을 가리키며 "웃는 거봐. 누가 웃어, 웃음이 나와"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 같은 유가족들의 반응 때문에 피고인 입정이 2차례 중단됐으며 15명이 모두 입정하는 데만 5분 가량이 걸렸다.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들을 버리고 자신들만 탈출한 피고인들에 대한 전 국민적인 분노는 검찰의 모두 진술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박재억 광주지검 강력부장은 "피고인들은 세월호를 침몰시키고 승객들을 내버려둔 채 자신들만 탈출해 수많은 희생을 불러왔다"며 "특히 친구들과의 수학여행에 한껏 들떠, 곧 도착할 제주도의 풍경을 마음속에 그리던 (단원고)학생들은 피고인들의 잘못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강력부장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선내 대기 지시만을 따랐던 착한 학생들은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만 남기고 탈출 시도도 못 한 채 갇혔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검찰은 피고인 각자가 범한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리하여 희생자와 가족들이 잃어버린 국가에 대한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도록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공소 유지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모두 진술을 끝으로 제1회 공판준비기일은 오후 3시22분께 20여 분간의 휴정에 들어갔다.

윤장엽 부장판사 등 재판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의미로 가장 먼저 퇴정하는 기존 관례를 깨고 마지막으로 법정을 나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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