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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픈 공부하러 왔는데 전과하라?…대학 폐과 '벼락'

입력 2016-03-3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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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년 한 해 동안 사라진 학과의 수는 모두 287곳. 최근 6년간 문을 닫은 학과는 약 1000개. 대부분 인문사회 혹은 예술 계열 학과였습니다. 작년에 건국대에선 영화학과를 비롯한 3개 학과가 통폐합됐고,경기대 서울캠퍼스에선 국문과와 영문과 등 8개 과가 한꺼번에 사라졌습니다. 모두 인문계였습니다. 올해는 20년간 유지된 고려대 북한학과를 비롯해, 국민대와 성신여대도 몇몇 과가 없어질 예정입니다. 물론 학생 수가 적어지면서 대학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자기가 다니던 과가 없어지는 재학생과 출신 학과가 사라져버린 졸업생의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겠죠.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국대 영화학과 실습실.

새학기지만 텅 비어있습니다.

12년 동안 유지되다 지난해 폐지돼,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게 됐기 때문입니다.

[윤형민/대학생 : 1학년 마치고 군대를 갔다 오니까 영상과랑 통폐합돼서. 연기를 정말 해야 하는데….]

역시 지난해 없어진 소비자정보학과 학회실.

북적이는 다른 학회실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이미 절반이 넘는 학생이 전과했습니다.

[송차은/지난해 대학 신입생 : (입학하고) 3월 중순쯤, 과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우리 과가 없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당황스럽고 이게 뭔가 싶고.]

대학 측은 취업률에 따라 학과 구조를 개편해달라는 교육부 정책에 따른 조치라고 말합니다.

[이긍원 기획처장/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 교육부에서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을 줄이고 공학계열의 정원을 늘리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가 지원을 받기 힘들어집니다.]

학생들은 대학과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최성욱/대학생 : 충분히 제 미래나 직업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학교가 설명해주는 부분도 만족하고 왔는데, 배신감이 듭니다.]

이미 사회인이 된 졸업생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김매일/대학졸업생 (31세) : 졸업생들도 많이 당황했죠. (학교가) 전통을 지켜주지 못하고 학교 측에서 오히려 단절시키려고 하는 게 저희로서는 황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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