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필리핀에서 사람을 고용해 60대 교민 사업가를 살해한 한국인 일당이 4년 반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잡고 보니 피해자가 운영하던 호텔에 돈을 댄 투자자들이었는데요. 약속한 돈을 받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9월 필리핀 앙헬레스의 상가 CCTV에 포착된 장면입니다.
한 남성이 급히 계단을 내려갑니다.
잠시 뒤 사람들이 쓰러진 다른 남성을 들어 옮깁니다.
인근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60대 교민 박모 씨가 사무실에서 총에 맞아 숨진 것입니다.
[당시 목격자 (2015년 10월 인터뷰) : (용의자가) 총 쏘는 움직임을 하고 손을 안 내리더라고요. 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저는 바로 뛰어나왔고 이미 사장님은 출혈로 쓰러져…]
얼마 후 현지인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범행과 관련 없는 인물로 밝혀졌습니다.
미궁에 빠졌던 이 사건의 피의자 한국인 3명이 4년 반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박씨의 호텔에 투자했다가 약속 받은 이익을 챙기지 못하자 돈을 주고 살인을 청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지에 파견된 우리 경찰이 탐문을 하던 중 범죄를 지시한 한국인이 있다는 단서를 찾았습니다.
이어서 경찰청도 2018년 재수사를 시작했습니다.
필리핀 당국과의 공조 끝에 청부업자를 연결해 준 피의자 1명을 지난달 붙잡아 우리나라로 데려왔습니다.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한국에 살던 나머지 2명도 곧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살인교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총을 쏜 용의자를 찾기 위해 필리핀 경찰과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