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문 대통령 '기밀 유출' 사과…한국당엔 "상식 지켜달라"

입력 2019-05-29 18:29 수정 2019-05-29 22:40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통화 내용 유출 사건과 관련해 "정부로서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께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또 "이를 '알 권리'라는 말로 두둔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는데요. "기본과 상식을 지켜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습니다. 오늘(29일) 신 반장 발제에서는 한·미 정상통화 유출 관련 속보, 또 서훈·양정철 회동 관련 정치권 공방 소식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이 사뭇 심각했습니다. 먼저 올해 처음 실시된 을지태극연습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전시대비 역량 강화는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국가의 임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제 2번째 주제로 넘어갈 타이밍인데, 잠시 짧은 침묵이 흘렀습니다. 문 대통령이 뭔가 말을 고르는 듯했죠. 곧 작심한 듯 최근 한·미 정상통화 유출 사건에 대한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변명의 여지 없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정부로서는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한 정상통화를 정쟁의 소재로 삼는 정당이 있다"며,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향한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 이를 국민의 알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줄 것을 요청합니다.]

기본과 상식, 당리당략보다 국익과 국가안보를 우선하는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만 국민과 함께 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며칠째 관가와 정치권을 들쑤신 기밀 유출 논란은 국익을 저해하는 비상식에 가깝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그런데요. 1번이 아니었습니다. 외교부는 주미대사관 K 참사관이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한 외교기밀이 2건 더, 총 3건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시간 순으로 살펴볼까요.

1번째. 지난 3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만남을 거부했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강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내가 아는 바가 있다, 한·미 관계 좋지 않다!" 주장하면서, 이 내용을 꺼내 들었죠.

[강효상/자유한국당 의원 (3월 20일) : 최근에 정의용 안보실장이 볼턴 안보보좌관에게 전화를 해서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했는데 거절당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사실입니까?]

[이낙연/국무총리 (3월 20일)  : 네. 그런 얘긴 못 들었습니다.]

[강효상/자유한국당 의원 (3월 20일) : 확인을 해 보십시오. 사이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지금 하노이 회담이 이렇게 대참사로 끝난 마당에 한·미 간에 공조가 절실히 필요한 이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5, 6월에 일본을 두 차례 방문을 하는데 한국을 안 들른다? 이게 말이 되는 외교입니까, 이게? 문재인 대통령께서 일본을 쫓아가셔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됩니다.]

2번째 유출 건은 지난달에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 실무 협의 관련해서입니다. 이 내용은 강 의원이 언론을 통해 공개했죠. "한·미 정상회담 형식과 의전을 정하는데 미국 페이스대로 휘말렸다"고 주장하면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방문 형식을 미국은 낮은 실무급, 우리는 높은 공식급을 원했다", "날짜도 임시정부 100주년인 4월 11일, 미국이 딱 그 하루만 된다고 해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고요. "면담 순서도 미국의 요구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 유출건이, 논란의 발단이 된 지난 7일에 있었던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입니다. 유출 경로까지 밝혀졌죠. 외교부는 어제 보안심사위원회를 열고 K씨 등 직원 3명의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두 사람은 K씨와 달리 한·미 정상 통화 문건의 '열람 범위'에 있었고요. 통화 내용 전문을 출력해 K씨에게 건넸고, 이 내용은 강 의원에게 고스란히 흘러 들어갔습니다.

[외교관 K씨 (지난 27일) : (국민들과 동료 분들에게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위원회가 열리고 있으니까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억울하신 점은…) …]

K씨측은 어제 입장문을 냈습니다. 우선 "잘못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강 의원과 30년간 특별히 연락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의원에게 외교부 정책을 알리는 것도 업무라 생각했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굴욕 외교로 포장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까지 했죠.

하지만 외교부는 판단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어제 회의에서는 반복적인 기밀 유출 사실에 비춰 해명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하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의도가 없이 그랬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지난 25일) : 어쨌든 그 기밀을 그렇게 대외적으로 유출을 할 때는, 그리고 여러 가지 지금
1차적인 조사를 봤을 때 그게 의도가 없이 그랬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외교부는 내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K씨의 징계 수위를 결정합니다. 최소 정직, 최대 파면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K씨와 강효상 의원을 형사 고발하기로도 했죠. 강 의원은 "명백한 본말전도이고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외교부 기밀 유출' 사과…한국당엔 "상식 지켜달라" >

관련기사

"강효상, 기밀문서 확인 요구"…외교관과 함께 고발키로 '기밀 유출' 외교관 "'굴욕 외교' 포장, 상상도 못했다" 외교기밀 빼내 들은 강효상…입맛대로 '편집'해 기자회견 강효상, 본인이 요구한 일에 "후배 고초, 가슴 미어져" "자의적·행정편의적 기밀 분류" 강효상 주장 따져보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