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이 다른 유류품도 많았는데 굳이 이 쪽지만 가져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민감한 내용이 들어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만, 그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산의료원 장례시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김태영 기자! 쪽지 내용이 알려진 건 언제쯤이죠?
[기자]
어젯(9일)밤 10시 반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모의 내용이 최초로 알려집니다.
성 전 회장의 시신을 검안하는 과정에서입니다.
당시 검안에는 경찰과 검찰 측 관계자가 있었고, 유족 측에선 변호인 1명만 참석한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그럼 그전까진 쪽지의 내용을 아무도 몰랐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경찰은 시신을 발견한 장소에서 쪽지의 존재 역시 알게 됩니다.
하지만 쪽지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대로 상의 주머니에 넣어둔 채 검안 장소로 시신을 옮긴 겁니다.
[앵커]
통상의 변사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와는 다른 거 같은데 왜 그렇게 한 거죠?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통상의 변사 사건을 처리할 때는 현장에서 내용을 확인하는 게 상당수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취재진 등 보는 눈이 많았고, 유족도 나중에 유류품을 수습하겠다고 요청해, 일단은 수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결국, 쪽지의 존재는 어제 오후 3시 20분, 즉 시신이 발견된 직후부터 인지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내용은 밤늦게 알려진 거군요. 그런데 내용을 인지한 직후 검찰이 서둘러 쪽지를 수거해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쪽지 내용을 인지한 검찰은 간단히 법리 검토를 거친 뒤 서둘러 쪽지를 가져갔습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기존에 수사하던 성 전 회장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말만 남기고 가져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가져간 건 검찰이고, 그럼 경찰은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경찰은 '압수'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통상 변사 사건의 경우, 경찰이 수사를 마친 뒤 사건개요와 유류품 사진, 변사체 사진 등이 담긴 보고서를 검찰에 넘깁니다.
그런데 이번엔 검찰이 경찰서까지 먼저 찾아와 특정 유류품을 가져갈 정도로 이례적이었다는 뉘앙스로 말을 했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행동에 미루어볼 때 상당히 서두르고 민감해 보였다고 표현했습니다.
[앵커]
물론 검찰은 수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얘기는 하겠습니다만, 유족 측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어제 검찰이 쪽지를 가져가는 과정에서 유족의 반발이 있었습니다.
보통 유류품에 대한 권리는 유족에게 있는데, 다른 유류품은 돌려주면서 유독 이 쪽지만 건네주지 않았고, 열람이나 복사조차도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앵커]
오늘 정치권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장례식장도 뒤숭숭할 텐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어제 갑작스런 성 전 회장의 자살로 유족이나 경남기업 측에서도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합니다.
오늘 정치권 금품 의혹 리스트가 터져나오면서 대부분 말을 아끼면서 조심스러운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얼마 전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고인이지만 정치권 인사들의 모습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앵커]
가족들이 여전히 유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죠?
[기자]
일부만 공개했는데요. 주로 남은 가족에게 남기는 메시지였다고 경남기업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또 장례는 검소하게 치르고, 장학사업을 잘 이어가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남겼습니다.
기독교신자인 관계로 일요일을 피해 장례는 5일장으로 치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