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열정 페이'…청춘의 꿈, 잔인한 대가

입력 2015-01-15 21:17 수정 2015-01-15 21:4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시청자 여러분. 뉴스룸 2부를 시작합니다. 먼저 앵커브리핑입니다.

영화 <국제시장>이 또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이번엔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표준근로계약서". 영화계에선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하지요. 4대 보험, 초과근무 수당, 주1회 휴식보장…이런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를 모든 제작진이 작성한 첫 사례가 바로 <국제시장>이었다고 하는군요.

그러나 말씀드린 대로 이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열정페이. 요즘 젊은 친구들이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라는데요. 오늘 앵커브리핑은 이 말에 주목했습니다.

아마도 '열정페이' 라는 말… 이런 생각에서 나왔을 겁니다.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적당한 급여를 주면 감사하고. 안줘도 어쩔 수 없는…지금 이순간도 한 줄의 스펙이.. 밥벌이가 절실한 젊은이들 앞에 닥친 현실이 바로 열정페이. 즉 저임금 일회용 노동이 되는 겁니다.

"인턴은 한 달 10에서 30만원을 받으며 장시간 일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제 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공식 사과문을 냈습니다. 그러나 어찌 이것이 패션업계 뿐이겠습니까.

통상 3에서 6개월인 인턴 채용기간을 1,2년으로 늘리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잘하면 채용하겠다며 2주간 영업을 시킨 뒤, 이들을 전원 해고했다가 물의를 빚자 번복한 회사도 있었습니다.

작년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인 9%였고 취업자 5중 1명이 1년 이하 계약직이었다는 통계가 있었지요.

인턴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 현실이 됐는데. 그 현실은 불합리 투성이니. 숙명처럼 부당함을 감내하는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무급노비' 라 칭하기도 합니다.

일본에선 최근 '사토리 세대' 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사토리는 '깨달았다. 득도했다' 이런 뜻인데요. 요즘 일본의 젊은이들.. 즉 사토리 세대는 앞으로 더 잘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대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면 개인의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희망을 포기한 슬픈 이야기가 되는 거지요.

우리사회 역시 젊은이들의 열정을 이용하여 비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더 이상의 기대를 버리게 하여 젊은 나이에 '득도'를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앵커브리핑] '타초경사'…김무성 수첩속 '이니셜 정치' [앵커브리핑] "크세주?"…그리고 샤를리 테러 [앵커브리핑] 박 대통령 신년회견과 청와대의 '충(忠)' [앵커브리핑] '요초'…대한민국은 요망한 풀과의 전쟁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