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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좌국 우밥'

입력 2019-11-21 21:41 수정 2019-11-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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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 2016년 2월 3일 강원도 철원 백골부대 >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꽤나 화제가 됐던 장면이었습니다.   

2016년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서 장병들과 점심을 같이 먹었는데…

총리가 배식을 받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던 것이지요.

좌밥 우국.

즉 왼편에 밥을, 오른편에 국을 담아야 하는데…

총리가 식판 위치를 헷갈리면서 다른 사람과는 반대로 밥과 국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좌밥 우국이 아니라 좌국 우밥이 되었던 겁니다.

뭐가 그리 대단한 실수인가도 싶고 지나친 조롱이다 싶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좀 예민했습니다.

고된 훈련 시간을 견디며 종일 기다렸을 군대에서의 배식…  

그 마음을 겪어본 이들이 바라본 그의 식판은 총리가 어찌 됐든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는 점과 맞물리면서 그렇게 화제가 됐습니다.

뭐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좌우가 바뀐 그의 식판은 뭔가 어색하고 흔쾌하지는 못했지요.

그렇게 식판을 받았던 그가 어제(20일)부터는 식사를 하지 않고 있죠.

어제부터 청와대 앞 아스팔트 위에 앉았습니다.

단식은 오늘로 이틀째…

청와대 앞 천막이 불법이라 하니 아예 가림막도 없이 차가운 맨바닥 위에서 앉아 결기를 보이고 있는데…

"지소미아 연장 촉구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스스로 밝힌 그 절박한 요구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왜 지금, 왜 저 방법이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의 단식은 사실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주는 모양입니다.

"구시대적인 대응…공감 못 얻어"
"단식한다고 해결될 문제인가"
"총선 전략은 누가 짤 것인지 걱정"

자칭 개신교계 대표 목사의 조언까지 받아 가면서, 그들만의 응원과 성원 속에 진행 중인 제1야당 대표의 단식…

그것도 어찌 보면 중도를 끌어안겠다면서 극우와 손을 잡은 셈이라, 수년 전 좌국 우밥으로 담겨졌던 그의 식판만큼이나 어색하고 흔쾌해 보이지는 않는 터…

우리가 기억하는 정치적 단식에 대한 기록들은 너무나도 많지만…

어떤 단식은 정치의 흐름을 바꾸었고 어떤 단식은 조롱과 비웃음으로 기록되었으며, 또 어떤 단식은 아예 무관심 속에 막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의 단식은 어떤 모습으로 결과가 나올 것인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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