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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담배 연기 아웃 못 시킨 야구장…흡연부스도 무용지물

입력 2016-04-1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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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이제 열흘이 지났습니다. 올해 야구장을 찾는 관중은 사상 처음으로 800만 명을 돌파할 거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야구장을 채우는 건 팬들의 함성 뿐이 아니라, 담배 연기도 있습니다. 관중 수에 비해 흡연부스는 턱없이 부족하고, 마련된 흡연부스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주말, 3만 명 넘는 관객이 찾은 잠실야구장.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함께 이곳 잠실야구장에는 5곳의 흡연부스가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제 옆에 보이는 흡연부스도 그 가운데 하나인데요.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이렇게 아랫 부분이 뚫려 있습니다.

옆쪽으로 가보실까요. 옆에 보시면 이렇게 출입문도 뚫려 있는 반개방형 형태입니다.

자연스럽게 담배연기는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권경배/서울 논현동 : 환기는 잘 되기는 하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불편할 것 같아서 꺼려지긴 하죠.]

흡연부스 바로 뒤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이번엔 개방형 흡연부스입니다. 보시다시피 아래쪽과 출입문이 뚫려있는데요.

안쪽으로 들어와보시면 이렇게 천장도 뚫려 있는 형태입니다.

안에는 별다른 환풍 시설은 없고 이렇게 몇 개의 재떨이만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밖을 한 번 나가보실까요? 밖에 보시면 바로 옆에 1루 출입문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비흡연자도 담배연기를 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김동훈/서울 삼전동 :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환기 시설을 따로 해서 바깥 쪽으로 연기가 안 나오게 하는 게 맞겠죠.]

아예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많습니다.

경기장 내에 있는 기존 흡연부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흡연자 : 복도에서 필 수밖에 없어요. 들어오질 못하니까요.]

관중석과 연결된 흡연부스 인근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떨어져있습니다.

경기는 5회 말까지 진행됐습니다. 앞으로 공격과 수비가 교대하는 시간동안 쉬는 시간이 발생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이 시간을 이용해서 흡연을 한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상황 지켜보겠습니다.

출입문 앞 흡연부스는 흡연자들이 몰리면서 흡연부스 일대가 담배 연기로 뿌옇습니다.

경기장 내 흡연부스 역시 순식간에 가득차, 복도까지 담배피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개방형이 아닌 폐쇄형 흡연부스도 있습니다.

수원 야구장에도 흡연자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름이 간접흡연방지부스인데요.

완전한 폐쇄형으로 만들어서 간접흡연을 막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겁니다.

이처럼 문을 열면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인데요. 안쪽에 들어와 보시면, 이렇게 위쪽에 환풍구가 세 곳이 마련돼 있지만, 담배연기가 자욱합니다.

[지한영/경기 조원동 : 환풍기가 너무 약한 게 달려있어서 연기가 많이 나요, 힘들어요.]

경기 내내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습니다.

흡연부스 안은 담배연기로 가득찼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흡연부스 안으로 유도하는 직원과 들어가지 않으려는 흡연자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쪽에서 담배 피우지 마세요.]

[여기나 여기나 똑같지. 여기는 넓은 공간이고, (흡연부스 안은) 거의 죽어, 죽겠어.]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 실내에는 흡연부스가 없고, 실외에 흡연구역이 마련돼 있습니다.

여기는 고척 스카이돔의 1루 출입문 앞 입니다. 그런데 출잎문 바로 앞에 보시면 이처럼 흡연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있는데요.

자세히 보실까요? 별다른 시설물은 전혀 없고 가운데 놓여져 있는 재떨이가 전부입니다.

그렇다보니 경기장을 나오면서 흡연이 곧바로 시작됩니다.

제대로 된 기준 없이 만들다 보니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기피하게 된 흡연 부스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6년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 돌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흡연자와 비흡연자 관중 모두 즐길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든다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인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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