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서울 면적의 10배, 의석은 하나' 그 선거구에선…

입력 2016-04-06 21:38 수정 2016-04-06 23:3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번 총선, 서울에만 모두 49개의 선거구가 몰려있습니다. 그런데 서울보다 면적은 10배나 큰데 의석은 하나뿐인 선거구가 있습니다. 후보들은 선거운동 하느라 힘들고 유권자들도 후보 얼굴 보기 쉽지 않아 불만입니다.

밀착카메라 고석승 기자가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홍철화양인' 바로 이번 총선 전국 최대 선거구인 강원도 홍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를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이름만큼 면적도 남달라서 서울시 전체 면적의 9.9배에 달합니다.

제 뒤로 이 초대형 선거구에 출마한 세명의 현수막이 보이는데요.

오늘 하루 세 후보의 선거운동을 직접 한번 동행해보겠습니다.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새누리당 황영철 후보가 홍천 자택을 나섭니다.

[황영철 후보/새누리당 : (오늘 조금 피곤해 보이시네요?) 오늘은 그래도 많이 잔 편이죠.]

버스 터미널 앞에서 아침 인사로 선거 운동이 시작됩니다.

아침 일정을 마친 황 후보가 다시 차에 올라탑니다.

홍천에서 65km 떨어져 있는 양구 5일장을 가기 위해서입니다.

[황영철 후보/새누리당 : 예전 같으면 사무실 캠프 회의를 주최하고 이제 그 날 일정을 끝내고 그랬거든요. 이제는 그런 일정을 제가 할 수가 없어요.]

1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며 점심을 때웁니다.

[황영철 후보/새누리당 : 시간도 점심때고 지금 이렇게 챙겨 먹지 않으면 다음 일정에 따로 밥 먹는 시간을 또 내야 되니까요.]

인제 5일장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조일현 후보의 선거 유세가 진행 중입니다.

[조일현 후보/더불어민주당 : 열심히 일할 테니까 많이 도와주시고 많이 파세요. (힘들겠어요, 솔직히.) 아, 힘 안 들어요. (너무 넓어가지고, 아주. 인구비율로만 하다 보니까…)]

시장 유세를 마치고 저녁 인사를 위해 양구의 한 시골 마을로 급히 이동합니다.

이미 자리를 잡은 황 후보 운동원들과 조 후보 운동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권숙자/새누리당 선거운동원 : 활동할 때만 같이 이렇게 경쟁이고 그래도 서로 보면 인사도 하고 그래요. 동네 사람들이고 그러니까요.]

저녁 인사를 끝낸 뒤 숙소로 쓸 인근 마을 경로당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이 날 하루 세 개 지역만 돌았는데도 이동 거리가 200km가 넘습니다.

[조일현 후보/더불어민주당 : 집에는 옷 바꾸러 한 3, 4일에 한 번 가는 정도에요. 그걸 내려가면 그냥 시간과 거리를 허비해야 되니까요.]

무소속 정해용 후보도 홍천의 한 5일장에서 선거 운동 중입니다.

1시간 가량의 유세를 마치고 70km 가량 떨어진 인제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정해용 후보/무소속 : 멀어서 시간을 많이 뺏기는 거죠. 기름값, 차량 운용하는데도 (비용이) 많이 들고 그런 부분이 아직 합리적으로 조정이 될 여지가 있어요.]

이동 시간이 길다 보니 차 안이 사무실이자 식당입니다.

[정해용 후보/무소속 : (건빵이) 이게 보관이 용이하잖아요. 다른 거는 보관하기도 그렇고 이거는 아무 데나 놔뒀다가도 먹을 수 있고요.]

선거구를 둘러싼 주민들의 불만 역시 매우 큰 상황입니다.

특히 지금 제가 나와 있는 홍천군의 경우에는 기존 선거구가 아예 해체되어버린 꼴이어서 주민들의 불만이 선거 무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천 지역 주민 :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 솔직한 얘기로 여기서 양구가 있잖아. 거리가 얼마야. (그래서) 사람들이 전부 다 무관심한 거지.]

인구가 줄고 있는 농·어촌 선거구를 위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진만 교수/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 너무 넓고 그러면 유권자들이 자기의 대표를 접촉할 기회가 떨어지게 되죠. 범주를 너무 벗어난 '공룡 선거구'는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일주일 뒤면 이곳 '홍철화양인'의 새 대표가 뽑히게 됩니다.

현장에서 만난 후보자들과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가 지역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강원도에서 국회의원 1명 뽑는 날이 올 것'이라는 이들의 푸념이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현장에서] 총선 격전지 '인천 남동갑' 후보들을 만나다 친박 vs 친유 '맞불 대결'…대구 선거유세 열기 '활활' 서울 노원병, '박근혜 키즈' vs 안철수 우열 갈리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