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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자원개발펀드도 결국 손실…수익성 기대 어려워

입력 2015-09-01 20:44

지식경제부 주도로 자원개발펀드 결성

공기업 손실 결국 세금으로 메울 가능성 커

수출입은행 "두 곳 손실 100%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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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 주도로 자원개발펀드 결성

공기업 손실 결국 세금으로 메울 가능성 커

수출입은행 "두 곳 손실 100% 인정"

[앵커]

자원외교는 사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 그야말로 앞뒤 안 가리고 마구 밀어붙인 바람에 결국은 국민 세금으로 이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죠. 정치부 안의근 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원개발 2호 펀드의 추진 과정입니다. 그동안 사실 많이 알려져 있던 문제는 아닌데,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제가 지금 공문을 하나 갖고 나왔는데요.

이명박 정부 때 지식경제부 장관이던 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010년 9월 수출입은행에 자원개발 2호 펀드에 투자를 해달라고 요청한 공문입니다.

1호 펀드는 트로이카 펀드로 2009년 12월에 설립이 이미 된 상태에서 글로벌다이너스티라는 2호 펀드를 만들어 자원외교의 종잣돈으로 쓰겠다는 구상을 한 겁니다.

[앵커]

정부에서 밀어붙이는 상황처럼 보이는 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수출입은행에는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는 부분이죠?

[기자]

수출입은행은 정부의 요청을 받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자원개발 2호 펀드에 투자를 결정하는데요.

100억원을 투자한 수출입은행 말고도 석유공사와 한국전력공사, 광물자원공사가 340억원, LG상사와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600억원을 투자해 펀드에 참여합니다.

당시 회의록을 봐도 수출입은행은 "지식경제부의 출자 참여 요청에 따라 출자를 했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드라이브 속에 이 펀드 비전이 어떨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사실상 투자를 한 겁니다.

[앵커]

아시는 것처럼 그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금 최경환 경제부총리입니다. 그래서 책임론이 늘 불거지곤 하는데, 본인이 직접 하지 않았다는 얘기로 많이 피해가는 측면이 없지 않아 있죠. 그렇게 투자를 했더라도 성과가 좋으면 괜찮은데, 결과는 결국 반대로 나타난 것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자]

수출입은행이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요.

자원개발 2호 펀드는 결성 뒤 세 곳에 투자를 했는데요. 동유럽 유가스전 개발회사에 미화 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3억원 정도를 투자했는데요. 100% 손상인식을 봤습니다.

손상인식이란 건 아직 회수를 하지 않아 손실은 안 났지만 손실이 뻔하다, 이런 상황 판단인 겁니다.

말레이시아 유가스전 개발회사도 미화 2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80%, 우리 돈으로 21억원 정도가 손상인식을 냈습니다. 예상 손실이라는 거죠.

마지막 영국 유가스전 개발회사에는 12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218억원을 투자했는데요.

이 부분은 아직 정확하게 평가 손익이 나오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 회사는 해양자원과 셰일가스 개발이 주력인데요. 현재 북해 유전사업은 수익성도 많이 떨어져 있고, 셰일가스 개발도 영국 현지 주민들 반대로 채굴에 들어가지 못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이 부분, 물론 지켜보긴 해야겠습니다만, 상황이 나빠지면 결국은 또다른 손상인식, 그러니까 보나마나 손해를 볼 것이다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 보이는군요. 오늘 다루는 내용은 자원외교의 어찌 보면 극히 일부분입니다. 전체 액수는 엄청나게 많으니까요. 이런 공기업들의 손실은 결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메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일 테고요.

[기자]

공기업이 수익성이 악화되고 추가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지원하게 되는데, 결국 기대한 수익을 거두지 못하게 되면 결국 부채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겁니다.

[앵커]

수출입은행은 오늘 주된 손해 업체로 나타났는데. 사실 수출입은행은 여러가지 다른 일로도 도덕적 해이 문제가 많이 제기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부실기업에 대출해서 결국 은행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을 예기했다든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 건에 대해서는 어떤 해명을 하고 있나요?

[기자]

동유럽과 말레이시아 유가스전 투자 손실 예상 부분은 100% 인정을 하고 있고요.

다만 세 번째 영국 유가스전 손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투자 운용사로부터는 "취득가 금액에 큰 변동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는 답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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