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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MB정부 땐 문제 없었다"…감사원, '정치감사' 논란

입력 2015-07-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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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시 정치부회의' 시작하겠습니다. 감사원이 이명박 정부 때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수십조가 투입됐지만 성과는 미미하다는 건데… 참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이명박 정부 때는 똑같은 것을 감사해놓고 일부 성과가 있었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왜 바뀐 걸까요? 오늘(15일) 정치부회의는 이 문제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국회 40초 뉴스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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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도 정권 따라?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이른바 돈 먹는 하마였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다시 한 번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 땐 문제 없었다고 발표해 정치 감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선거구획정위 출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담당할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오는 10월까지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 기재위 '추경' 공방

국회 기재위가 메르스와 가뭄 극복을 위한 추경 예산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졸속 추경이라며 비난했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추경을 하지 않으면 성장률이 떨어진다며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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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감사원이 어제 이명박 정부 시절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손실을 봤고, 앞으로는 더욱 어마어마한 손실을 봐야 한다는 답답한 내용이었습니다. 오늘 국회는 이 얘기를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시작부터 분노를 유발시켜 드릴 수밖에 없게 됐음을 양해해주십시오.

해외자원개발 얘기입니다. 지금까지 해외 자원개발한다고 정부가 털어 넣은 돈이 35조 8천억원인데, 그 가운데서 이명박 정부가 뿌린 돈이 32조 원! 그런데 까먹은 돈이 12조 8천억원이랍니다.

더 악몽 같은 현실은 앞으로도 46조 6천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고, 그 가운데 일부는 투자 회수가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묻지마 투자'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계약조건 때문에 말이죠.

정말이지 너무 허망합니다. 이런 얘기 들으시면 어떤 생각 드십니까?

[구름 같은 이야기지…]

그렇죠. 너무 황망해서 구름 같은 얘기처럼 들립니다. 대부분이 공기업 부채라지만 어차피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줘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세금으로 메워줘야 하는 겁니다. 그거 누구 돈? 그렇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과 저의 돈입니다.

자, 이 순간 생각나는 책 한 권이 있습니다. 바로 '대통령의 시간',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퇴임한 지 2년도 안 된 상황에서 자원외교를 평가하는 건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고 이 전 대통령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마,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대통령으로서 흔적을 남기기 위해, 뭔가 업적을 남기고 싶어서 시작한 자원외교인 건 알지만 아, 정말 이 뒷감당을 하기가 힘들다는 게 문제 아닙니까?

그리고 저는요, 이 전 대통령만큼이나 감사원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정권의 뜻에 따라, 정권의 의지에 따라 '맞춤형 감사' '고무줄 감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그겁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드리죠.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의 에너지 기업 하베스트를 인수한 데 따른 감사 결과입니다.

2012년 4월 13일 감사원 발표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죠. 해외 자원개발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키고 시장 경쟁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런 호평이 없습니다.

어제 공개된 감사원 감사 결과입니다. 본래 사업 목적인 자원확보 성과는 미미한 채 투자성과는 저조하고 다수 참여사업들이 부실화돼 향후 사업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런 혹평이 없습니다.

이에 앞서서 감사원은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지난 1일 구속됐습니다.

감사원의 이런 갈지자 감사, 4대강 때도 마찬가지였죠.

MB정부 시절인 2011년 1월에는 "문제없다"고 했다가 정권교체기인 2013년 1월, 2차 감사 때는 "총체적 부실"이라고… 그해 7월 3차 검사 때는 한발 더 나아가 "사실상 대운하였다"고까지 말을 바꿨으니 말이죠.

최근 사의를 표명한 실세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진주 지역에 출마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던데 감사원의 이런 감사 행태와 혹시 연관이 있는 게 아닌가, 라고 따진다면 지나친 확대해석일까요?

자,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정권따라 맞춤형="" 감사="" 논란="">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Q. 감사원 "향후 사업에 46조 더 필요"

Q. 투자한 가스전 IS가 점령…사업 중단

Q. 감사원 "추가 투자 땐 재무위기 우려"

Q. MB, 자서전서 자원외교 논란 반박

Q. 감사원, 8개국 직접 다니며 현장 조사

Q. 감사원 사무총장도 직접 해외 현장감사

Q. 감사원 이례적 행보…정권 의지 반영?

Q. 2012년 감사 땐 "경쟁력 확보"

Q. MB 자원외교 주무부처는 지식경제부

Q. 감사원 이번에도 "최경환 책임 없다"

Q. 2011년 감사원 "4대강, 홍수 예방"

Q. 2013년 감사원 "수질 악화 우려"

Q. 자원외교 감사, 김영호 사무총장 주도

Q. 김영호 친박 인사들과 가깝다는 평

[앵커]

물론 감사원으로서도 할 말이 아주 없진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감사원 관계자에게서 들은 얘기인데요. MB정부 시절 4대강 감사를 할 땐 공사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이 자료를 빼돌리며 내놓지 않다가, 정권이 바뀌자 건설사들이 옛날 비밀문서들을 다 들고 오더라는 겁니다. 결국 정권 변화에 따른 감사원 감사 결과의 변화도 그런 영향을 받지 않았나, 그런 측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기관인 감사원이 똑같은 사안, 국정에 대해서 똑같이 감사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감사원 '정치감사'="" 논란=""> 이렇게 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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