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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가 급한데…"구조헬기 못 돌리나?" 어이없는 의전

입력 2014-07-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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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사고 당일 서해해양경찰청이 구조를 위해 떠나는 헬기를, 경찰청장을 태워야한다며 돌아오라고 지시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해경이 의전에 몰입하던 때에 수백 명은 물속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가 침몰하던 4월 16일 9시 17분, 서해해양경찰청 상황실 직원이 서해청 소속 목포항공대에 전화를 겁니다.

[서해청 상황실 : 청장님 헬기요. 앞으로 대라고 합니다.]

[목포항공대 : 헬기가 지금 현장으로 갔는데요. 청장님한테 댈 수가 없어요. 그럼 구조를 못해요.]

서해 해경청 직원은 다시 한 번 묻습니다.

[서해청 상황실 : 지금 헬기를 못 돌리나요.]

25분 뒤, 이번엔 다른 직원이 군산 항공대에 전화를 겁니다.

[서해청 상황실 : 서해청으로 오라고 그러라니까요.]

[군산항공대 : 서해청으로 헬기를 돌리라고요?]

곧바로 또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묻습니다.

[서해청 상황실 : 502호기 이륙했나요?]

[군산항공대 : 네. 지금 탑승 완료 했습니다.]

[서해청 상황실 : 잠깐만 기다려봐요. 이륙 아직 안했지? 서해청으로 오는 겁니까.]

[군산항공대 : 목포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해청 상황실 : 이리 오라고 해요. 서해청 패드장(이착륙장)으로.]

구조에 집중해야 할 시간에 청장을 태우기 위해 현장이 아닌 서해청으로 헬기를 호출한 겁니다.

이에 해경은 "서해청장이 현장에서 직접 지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추후엔 특공대장을 급파하기 위해 헬기를 불렀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은 이뿐 아니었습니다.

해경은 사고 당일 오전 10시쯤, "구조 임무보다는 해경청장이 헬기에 탈 수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지원하던 헬기를 해양수산부 장관 이동에 이용하도록 해 구조를 지연시켰다는 비난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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