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입사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20대 여직원에게 사장이 "다리를 주무르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이 사장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갔다는 건데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가 됐는데 1심에서만 사장이 졌고, 2심 그리고 대법원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무죄 선고를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당연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26살 A씨는 수입자동차와 관련된 업체에 입사한 지 일주일만에 사장 조모 씨와 단 둘이 사무실에 있게 됐습니다.
조 씨는 덥다며 속옷만 입은 채 화투를 치고 이기는 사람이 원하는 걸 해주자고 했습니다.
조 씨가 이기자 다리를 주무르라고 했고, 더 위로, 다른 곳도 만지라고 했습니다.
조 씨는 '강제추행'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는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 뒤집혔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강제추행'이 성립하려면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하고, 당시 상황이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A씨는 법정에서 "직장상사여서 거절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때문에 조 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달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진희/변호사 : 강제추행 혐의가 아니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었다면 쟁점이 달라졌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재판부가 물리적 강제성만 고려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돼 따를 수밖에 없는 부분은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