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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행복·다수의 불행?…복불복 '랜덤박스의 함정'

입력 2015-11-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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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어보기 전에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기획상품, 럭키박스 요즘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대박을 기대하며 사게 되지만, 역시 공짜는 없습니다.

이새누리 기자가, 럭키박스의 함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기자]

시중에서 19900원에 판매되는 화장품 랜덤박스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3만원대 매니큐어와 각종 손톱 장식, 손톱 미용용품들이 들어있습니다.

가격만 따지면 9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임산부와 반려동물 용품으로 채워진 랜덤박스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반응은 엇갈립니다.

[최가람/서울 마곡동 : 도박과 똑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채은/서울 상암동 : 기대치보다 별로라 다시는 안 사야지 다짐했어요.]

[유호연/서울 서교동 : 6만5천원 남짓하거든요. 근데 그 돈 내도 아깝지 않은 게 구성이 알차요.]

추억의 종이 뽑기입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한번쯤 해보셨을 텐데요. 1등을 바라는 기대감은 랜덤박스를 열기 직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수많은 종이 뽑기에서 1등은 단 하나, 결과는 어떨까요.

이락렬 씨는 SNS 광고를 보고 10만 원에 패션시계 랜덤박스를 구매했습니다.

[이락렬/회사원 : 시계를 찼다가 푸는데 동시에 시계를 지탱하는 핀이 빠지면서 시계가 풀어져서 떨어져 버렸어요.]

제작진은 유명 상표를 내세워 랜덤박스를 홍보하는 한 시계 온라인몰에서 8만 원대 상품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목록에는 없는 상품입니다.

[시계 판매업체 : (목록에 나와 있지 않은 브랜드는 몇 개인가요?) 그건 랜덤박스라서…추가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교환, 환불은 불가능하고, AS 역시 아무데서나 할 수 없습니다.

[시계 판매업체 : AS나 서비스 받을 때 무조건 저희 쪽에서만 가능합니다.]

포장을 뜯기 전 찰나의 희열은 랜덤박스의 매력이지만, 동시에 함정인 겁니다.

[이준영 교수/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 럭키박스는 재고 정리나 홍보 이벤트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요. 소비자의 알 권리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성 팬을 노린 랜덤박스도 있습니다.

최근 복귀한 아이돌 그룹의 팬들 사이에선 백장의 앨범에만 들어있는 카드가 화제였습니다.

팬사인회 등에 참석할 수 있는 일종의 프리패스권. 실제 열두장의 같은 앨범을 구매하고 카드에 당첨된 팬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 어. 카드 맞잖아요. 대박.]

하지만 늘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박모 씨/아이돌 그룹 팬 : 많이 샀던 게 팬사인회 (추첨) 때 30번씩 두 번 사서 60장이요. (똑같은 앨범을?) 집에 쌓여 있어요.]

앨범에 무작위로 들어있는 포토카드는 또 다른 랜덤 마케팅입니다.

좋아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는 아예 따로 거래되기도 합니다.

[정모 씨/아이돌 그룹 팬 : 희소성에 따라 다른데 구하기 힘든 건 3만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팬들은 공분합니다.

[정모 씨/아이돌 그룹 팬 : 우리도 감정 있는 ATM인데 하다못해 사는 사람이 뭘 사야되는지를 좀 알려주고 구매를 하라고 해야죠.]

소소한 재미였던 뽑기는 세월을 거쳐 소비자들을 웃고 울리는 랜덤박스로 진화했습니다.

제가 뽑았던 이 뽑기, 결과는 아쉽게도 꽝입니다.

기대감 이면에는 더 큰 불확실성이 숨어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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