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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장마철만 되면…취약 지역 '산사태 공포'

입력 2017-07-1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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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1일) 밀착카메라는 장마철만 되면 산사태 걱정인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이미 자연재해를 겪은 지역은 복구도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위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시의 한 마을입니다. 이곳에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1년 7월 큰 산사태가 덮치면서, 이 집도 담벼락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는데요.

그 이후에 지자체에서 이렇게 콘크리트로 벽을 만들어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벽이 반밖에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벽 옆으로도 토사가 흘러내려 온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데요.

최근 며칠 사이 시에서 이렇게 수십 개의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렸지만, 아직도 이 위로 흙과 모래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빗줄기가 굵어지기 무섭게 흙탕물이 도로로 쏟아집니다.

배수구도 없는 마을에 사흘 동안 144mm가 넘는 비가 내리자, 주민들은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산사태의 악몽을 떠올립니다.

[주민 : (산사태가) 아주 크게 났잖아요. 저기 민박 촌에 있는 펜션에 온 학생들이…]

마을 곳곳에는 사고 당시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산사태로 인해 폐가가 되어버린 집 앞입니다.

주변을 보면요, 몇 년 동안 흘러내려 온 흙과 모래로 사방이 뒤덮였고요.

창문을 통해서 안을 보니까 달력이 2011년 5월에 머물러 있습니다.

안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이곳이 마당 공간이었던 것 같은데요.

이쪽으로 와 보니까 떠내려온 흙·모래와 같은 높이에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쌓인 것으로 추정해볼 수가 있겠는데요.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지 않은 탓에 이렇게 잡초들만 무성하게 자라난 상태입니다.

3년 전 산 한쪽이 깎여나가면서 산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한 개발업체가 단독 주택을 짓겠다며 기초 공사를 하다 부도로 떠나버렸고, 그때부터 비만 오면 홍수가 난 것처럼 흙과 모래가 떠내려온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주민 : 비가 쏟아질 때 오면 나이아가라 폭포는 저리 가라야…(블럭들) 사이로 물이 줄줄 나와요. 그런 축대가 어딨어.]

고령의 주민들이 많아 재해 발생 시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정비 작업은 허술합니다.

[주민 : 그때 (담벼락이) 무너져서 공사를 해줬는데, 다 안 해주고 반만 해준 거야. 지금 대강 포댓자루로 갖다가 해줬어요. 근데 그 포대가 어제 또 무너졌어요.]

담당 지자체는 현장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5월 초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강릉 산간지역 주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불에 탄 흙과 나무가 더는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자, 마을 뒷산에는 크고 작은 덮개를 깔아놨습니다.

화재 피해 복구도 끝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산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홍주호/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 저기 찢어진 부분 있잖아. 그거 때문에 찢어진 거야. 저 나무, 흙, 돌이 무너지니까 저기 찢어지고.]

강원도에는 산사태 취약 지역이 2000여 곳으로, 경상북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산림청은 10월 중순까지 전국의 산하 기관에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로 사고에 대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산림청 관계자 :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들에게는 멀티미디어 문자를 보내고요. 다른 주민들에게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마을 방송 등을 활용해서…]

산사태 취약 지역은 전국에 21,400곳이 넘습니다.

정부가 예방본부를 설치해 운영하고는 있지만, 자연재해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입니다.

결국, 또 한 번의 피해가 반복되는 걸 막으려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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