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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수습자 5명…'심리적 벼랑'에 몰리는 가족들

입력 2017-08-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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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이 이르면 다음 달쯤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지에 머물고 있는 저희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미수습자 가족들의 심리 상태를 점검했는데 수색이 종료되는 9월 이후 '심리적 벼랑'에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상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전남 목포신항 한 켠에 마련된 미수습자 가족들의 컨테이너입니다.

전문가 심리 상담에 나선 가족들 얼굴에는 긴장감이 묻어납니다.

진도에서 3년, 그리고 목포에서 다시 4개월이 흘렀지만 이들의 시간은 아직도 그 날에 멈춰 있습니다.

[허흥환/허다윤 양 아버지 : (다윤이 계속 컸으면 어떤 아이로 자랐을 것 같습니까?) 글쎄요. 제 말은 결혼 안 하고 아빠, 엄마와 산다고 했는데 그런 건 원하지 않고요.]

상담이 한 시간쯤 진행될 무렵 갑자기 배 화물칸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 : 잠시만요. 여보세요. 네. 아…]

[박은미/허다윤 양 어머니 : 왜요?]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 : (화물칸) C-2 구역에서 정강이뼈 하나 또 발견됐대요.]

[잠깐 중단하고…]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 : 박사님, 우리가 이래요. 가서 보지는 못하고요. 이렇게 통보를 받는데…]

어머니는 오열하고, 아버지는 망연자실합니다.

[허흥환/허다윤 양 아버지 : 한 사람 한 사람 나올 때마다…찾았다고 좋아하지도 못하고…]

뼈 한 점씩 돌아오는 딸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이금희/조은화 양 어머니 : 그 지저분한 냄새 나는 데서…옆에만 가도 막 냄새가 나. 내가 낳은 딸이 정말 이게 사람인가. 처참하다는 말로 표현이 될 수 있을까.]

다시 이어진 상담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현철이가 제일 잘 먹는 음식은 뭐였습니까.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요. 우셔도 돼요. 우세요. 같이 웁시다.]

[남경원/남현철 군 아버지 : 콩나물 해장국 되게 좋아했어요. 그래서 저 요즘에는 콩나물 해장국 안 먹습니다.]

아직 유해로도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는 5명, 가족들은 수색이 종료되는 9월이 두렵습니다.

[남경원/남현철 군 아버지 : 안 나와도 실망하지 말자. 보내주자. 제 가슴에 담으려고 많이 노력은 하는데요. 그게 쉽지만은 않고…]

상담 결과, 미수습자 가족 7명 중 5명은 우울, 불안, 적대감 등 부정적 감정 수치가 상위 10%에 달했고, 그 중 한 명은 상위 2%에 달할 만큼 심각했습니다.

특히 수색이 종료되는 9월 이후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승욱/정신 분석가 : 어쩌면 그 끝이 저분들에게는 심리적인 벼랑, 절벽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죠. 목표점이 저기라고 해서 쫓아왔는데, 목표점에 와보니 끝이 벼랑이 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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