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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 없는 '생명의 전화'…재단 측 "날씨 영향 많이 받는다"

입력 2024-05-0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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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강 다리에 오른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붙잡기 위해 만든 '생명의 전화'가 있습니다. 2011년 설치돼 만 명 가까운 목숨을 구했는데 최근에 다리 위 수화기를 들어 보니 '없는 번호'라는 답이 잇따릅니다.

김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5살 A 씨는 직장 내 스트레스로 2년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충동적으로 양화대교로 향했습니다.

[A 씨/'SOS 생명의전화' 이용자 : 거의 20~30분을 앉아서 고민하다가 뛰어내릴 수는 없으니까, 용기는 안 나니까.]

순간 생명의 전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십 분 고민하다 수화기를 들었지만 "없는 번호"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A 씨/'SOS 생명의전화' 이용자 : '그래 도움이라는 걸 한번 받아보자' 해서 진짜, 진짜 용기 내서 살아보고 싶어서 했는데…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지? 나라에서도 버림받은 것 같고…]

양화대교 중간에 있는 생명의 전화입니다.

'수화기를 들고 생명의 전화 버튼을 눌러주세요'라고 쓰여 있는데, 전화를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고객님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국번입니다. 번호를 확인하신 후 다시 걸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양화대교에서만 4대 중 2대가 이런 식입니다.

인근 마포대교엔 아예 전화 버튼이 눌리지 않는 전화기도 있습니다.

두 곳은 생명의 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 오는 다리입니다.

운영사 측은 통신 불안정이 원인이라고만 설명합니다.

[한국생명의전화 관계자 : 저희가 수리를 직접 하지 않아도, 이게 다시 이제, 어쩌다 보면 다시 연결되면서 전화가 바로 잘 들어오기도 하고…]

생명의 전화는 생명 보험사들이 출연해 만든 복지재단에서 2011년 처음 도입했습니다.

[정태연/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 지금까지 나는 세상에 계속 손을 내밀어왔던 거예요. 근데 마지막까지 안 된 거죠. 이거 정말 위급한 상태거든요.]

재단 측은 전화기가 다리 위에 설치돼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전수조사를 해서 9월까지 문제가 있는 전화기를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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