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지난 주말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전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전했는데, 핵심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핵무장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이 두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연설과 비교해 많이 부드러워졌지만 예상보다 강경했다는 평가입니다.
이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용호/북한 외무상 :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1년 만에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 이용호 외무상은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미국에 상응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앞으로 협상 과정을 의식한 듯 동시 행동과 단계적 해법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용호/북한 외무상 :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의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
또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무기와 기술 이전 약속까지 했지만,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외무상은 15분 동안 '신뢰', '불신'이라는 단어를 18번 사용했고, '비핵화'도 7차례 언급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논평을 통해 "제재와 대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미국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에 신뢰구축 조치를 압박하면서 향후 협상의 주도권 또한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