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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오면 '육지 속 섬마을'…애타는 소외지역 사람들

입력 2016-07-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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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만 오면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잠기고, 심하면 며칠동안 고립되기도 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장마철마다 매번 그렇습니다. 그런데 당국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비가 무서운 사람들을 밀착카메라가 만났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강원도 평창의 소리골입니다.

지난 며칠 간 이곳에 비가 오면서 현재 이렇게 계곡물이 넘쳐 흐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소하천교인 '세월교'라는 다리 위인데요, 보시다시피 이렇게 다리 위로 계곡물이 빠르게 넘쳐 흘러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다리를 건널 수 없게 되면서 이 다리 건너편에 집이나 농장이 있는 분들은 이처럼 며칠째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길 건너편에는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분이 고립돼 있습니다.

6일 오후, 비는 그쳤지만 다리 위로 흐르는 거센 물살 때문에 걸어서는 물론 차량으로도 다리를 건널 수 없습니다.

[오유열/강원 평창군 : 좀 도와주세요. 사륜구동이라 웬만하면 넘어가는 데 못 넘어가요.]

밖으로 나오지 못한 주민 3명은 지난 3일 동안 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운이 좋게 밖으로 나온 사람들도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노경오/강원 평창군 : 아기가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됐는데 비가 와서 들어가려고 하니깐 물이 넘쳐서 3일 동안 집에 못 들어가고 있는데요.]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원구/농부 : 출하 시기를 놓치게 되면 농업 자체를 포기해야 해요. (1년에 몇 번 정도?) 7~10번요. 대처할 능력이 없죠.]

비만 오면 이같은 상황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평창군청 관계자 : 교량을 놓으려면 25억 원 이상 돈이 들어가는 걸로 (나와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당장 사업 시행이 어렵다.]

비를 우려하는 곳은 이 곳 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제 옆으로 흐르는 하천은 경기도 가평의 조종천입니다.

지난 5일 이 하천이 범람하면서 이 일대 침수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지금 제 옆으로 보시면 이처럼 뿌리째 뽑힌 나무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위로 보시면 이 도로가 유실됐던 흔적도 그대로 볼 수 있는데요. 현재 굴착기를 통한 긴급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문제는 이곳에서부터 약 500m 안쪽에 요양병원이 있고 한때 고립됐던 상황이 지속됐다고 하는데요. 저희가 안쪽으로 들어가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긴급 복구된 임시 도로로 취재차량이 힘겹게 들어갑니다.

당시 요양병원에는 70여 명의 암환자를 포함해 약 90명이 갇혀 있었습니다.

[요양병원 환자 : 금요일에 대형병원에 가야 하는데 그때까지 못 나갈까봐 그게 조금 걱정이었어요.]

진입로가 끊겨 일부 의료진은 출근하지 못했습니다.

[김정숙/요양병원 간호사 : 위중한 분들이 몇 분 계셔서 그분들이 상태가 안 좋아지면 병원으로 이송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게 될까봐 많이 걱정했습니다.]

이곳은 요양병원 내 식당입니다.

어제 10시간 넘게 고립 상황이 지속되면서 무엇보다 식자재 부족이 문제였다고 하는데요.

이 식당 안에는 저온 창고가 있습니다.

안에 보시면 지금은 이처럼 식자재가 채워져 있지만 이 식자재로는 이 곳에 있는 70명 넘는 환자들이 하루 세 끼 정도 먹을 수 있는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선근/요양병원 관리이사 : 3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비만 오면 항시 불안한 상태가 있었고 완벽한 복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은 이번 집중호우로 도로가 끊긴 강원도 홍천 내방리 31번 국도입니다.

이곳은 현재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고 우회로도 곧바로 마련됐지만 우회도로조차 없는 소외지역은 비만 오면 고립될까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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