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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통제 무시…장마철에 '선' 넘는 사람들

입력 2016-07-0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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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마철이면 하천이 불어나는 건 순식간이지요.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하는 사고도 늘 있어왔는데요. 밀착카메라가 출입을 통제한 도심하천의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분명 통로를 막아놨는데도 산책도 하고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여전했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시민들이 하천 둔치에 나와 운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나와 있는 이곳 안양천은 비가 왔을 때 하천 수위가 급격히 수위가 위험한 지역입니다.

아래를 보면 불어난 물에 떠밀려 온 수초들이 이렇게 교량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비가 올 때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폭우가 쏟아졌던 어제(5일) 안양천 시민공원입니다.

누런 흙탕물로 공원이 잠겼습니다.

안양천과 도림천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폭우로 보행자 전용도로가 침수돼 이렇게 표지판만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쓰레기가 떠밀려 내려와 한쪽에 쌓여 있습니다.

지금 제가 서있는 곳은 자전거 전용도로인데요, 이곳 또한 침수됐습니다. 비가 잠시 잦아든 상황이지만 여전히 밀물처럼 빗물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안양천은 침수 위험이 높은 일부 구간은 아예 하천 진입로를 막아놨습니다.

그런데 한 시민이 안전띠를 뚫고 하천으로 내려갑니다.

뒤쫓아 갔더니 이미 시민 20여 명이 빗속에서 게이트 볼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시민 : 내일 모레 시합이 있어서 현장 답사한 거야. 여기까지 불어났다가 (지금은) 줄어들었다고.]

[시민 : 돌아다니니까 (하천 관리원이) 소리를 지르며 나오라고 하더라고. 친구보고 같이 가자니까 (물이) 겁나서 안 온대.]

하천 관리원 20여 명이 순찰을 돌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이를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안양천 관리원 : 막아놔도 소용없어. 뜯어버리고 다니니까. 힘들어요, 비 올 때마다. 봐요, 저기.]

비슷한 시각 도림천입니다. 물줄기가 세차게 흐르고 있습니다.

이곳도 출입이 통제됐지만 여전히 산책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시민 : (어떻게 들어가셨어요? 출입통제 없었어요?) 없었어요. 왜요? 지나다니는 거 몇 명 봤는데.]

누군가 출입통제 띠를 훼손하고 들어가면 사람들이 뒤따라 들어가는 겁니다.

서울 구로구를 지나는 도림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진출입로에 쳐져 있었던 안전패스가 누더기가 된 채로 놓여 있습니다.

때문에 시민들은 이 사이로 하천변으로 내려가고 있는 겁니다.

어제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지역에서 찍힌 도림천 CCTV 영상입니다.

순식간에 하천물이 불어나더니 도로 위 과속 방지턱까지 차오르는데 불과 15분 걸렸습니다.

[이병주 박사/차세대도시농림기상사업단 : 도심하천은 자연하천과 다르게 불투수 면적의 비율이 높아 빨리 차오릅니다. 토양으로 침투되지 않아 내린 물이 손실 없이 노면으로 흘러갑니다.]

지방하천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데 예산 사정에 따라 비상대피시설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림역 아래를 지나는 도림천입니다. 제가 서 있는 진출입로에서 다음 진출입로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측정해 보겠습니다.

7분 넘게 걸렸습니다. 물이 차오르면 그만큼 대피하는 시간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데요. 게다가 이곳까지 오는 데 비상피난을 안내하는 계단 표지판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어제 오전 8시쯤 서울 노원구 중랑천에서는 불어난 하천 물에 1톤 트럭이 침수되고 주민 2명이 한때 고립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비한 안전 시설물은 계속 보강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출입 통제에 따라 신속히 하천을 빠져 나오는 시민의식이 우선돼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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