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닷새 동안 3만 7000여 명이 조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 이제 고인은 없습니다. 대신 조문객들이 남긴 말들은 무성하게 남았습니다. 추모의 말 속엔 현실의 정치가 숨어있기도 했고, 덧없는 회한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서거 5일간의 말들을 이성대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기자]
5일장 동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들은 상주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김무성 대표/새누리당 :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입니다.]
[서청원 최고위원/새누리당 : 아시다시피 제 정치적인 대부시죠.]
[손학규 전 상임고문/새정치민주연합 : 저를 발탁하시고,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하셨죠.]
하지만, YS의 마지막 후광에 힘입어 부산·경남의 호감을 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87년 통일민주당 창당대회 방해 사건의 당사자였던 용팔이, 김용남 씨의 조문은 수십 년 세월을 거스르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김용남/용팔이 사건 당사자 : 민주화를 위해 하신 분인데, 지금 와서 깨달으니 죄송스럽고 죽을죄를 지은 것 같습니다.]
YS의 정적 전두환 전 대통령은 공식 조사보다는 일상의 이야기로 유족을 위로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 난 담배 안 피우고 술도 안 먹어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모르는 사람은 내가 술 잘하는 줄 알아요. 담배를 피면 머리가 아파.]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말의 대부분은 민주화와 화합으로 귀결됐습니다.
[정두언 의원/새누리당 : 고인이 민주화 시대를 만든 지 20년이 지났는데 지금 보니 더 거꾸로 가버렸어.]
[김종필/전 국무총리 : 신념의 분이야. 신념으로 모든 걸….]
5일간의 말들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