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 빈소가 마련된 지 나흘째이자 조문 마지막 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화꽃 한송이를 든 채 고인의 영정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두 전직 대통령은 5공화국 시절, 독재자와 민주투사로 얽혔습니다.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신군부에 대한 사법적 단죄를 시작하면서 관계는 더욱 꼬였습니다.
특히 1995년 검찰 소환에 반발해 전 전 대통령이 발표한 '골목길 성명'은, 서로 '골목강아지' '주막강아지'라는 비난전까지 유발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1995년 12월) : (만일 제가) 국가의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자라면 이러한 내란 세력과 야합해온 김(영삼) 대통령 자신도 (범죄자입니다.)]
불편한 관계는 두 사람이 모두 퇴임한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1998년 전직 대통령 초청 청와대 만찬에선 전 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향해 "경제도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을 해서 나라가 절단났다"고 비판했는가 하면, 2010년 만찬에선 반대로, 와인을 더 달라는 전 전 대통령을 향해 김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술 마시러 왔냐"며 꼬집은 적도 있었다는 게 핵심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숱한 기회에도 끝내 화해와 용서를 이뤄내지 못했던 두 사람은, 이승에서의 인연을 이렇게 정리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