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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토크] 조현오 "경찰은 직장인? 큰 잘못했지만…"

입력 2012-04-17 17:46 수정 2012-04-17 17:56

"수원살인 사건, 신고받고도 안일한 대처 한 것이 원인…책임 통감"

"112 신고 센터, 열악한 환경 근무에 따른 배려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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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살인 사건, 신고받고도 안일한 대처 한 것이 원인…책임 통감"

"112 신고 센터, 열악한 환경 근무에 따른 배려도 필요"

[앵커]

경찰청장 조현오. 10만 경찰의 수장이자 대한민국 치안확보의 책임자. 하지만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검경 수사권 갈등, 룸살롱 황제 사건, 수원 살인사건. 결국 사퇴를 선언한 그. 불명예 퇴진인가, 10만 경찰의 보루인가? 퇴임을 앞둔 조현오 경찰청장의 속마음을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피플&토크 조현오 경찰청장입니다.



Q. '안녕하세요' 인사했지만 마음이 착잡하실 것 같다. 사퇴 발표 하셨는데 경찰에는 몇년간 있었나?
-22년간 하고 있다.

Q. 지난번 사퇴의사를 밝힐 때 심경이 어땠나?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또 한편으론 홀가분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Q. 경찰총장 하시면서 사건이 많았다. 직접적인 사퇴의사를 밝힌건 수원 살인사건 때문인데, 책임지는 자세는 보기가 좋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청와대와 미리 얘기가 있었나?

- 그렇지 않다. 지난 4월 6일경 수원 사건때문에 많은 국민들께서 분노하고 2008년 혜진이 예슬이 사건이라든지, 일산 초등학생 엘리베이터 납치 미수 사건, 이럴때 경찰이 굉장히 장기간 곤욕을 치렀다. 그래서 이번 사건도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경찰조직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시키면서 국민들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결심했다.

Q. 처음 사건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들을 때는 마음이 어땠나? 사실 경찰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다 지적이 있는데.

- 어떤 이유로도 변명이 안 된다. 정말 무성의하고 안이하게 대처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

Q. 이 사건의 원인은 뭐라고 보나?

-언론에서도 여러번 보도 됐지만 112 신고센터 직원의 부적절한 대응, 또 현장 지역경찰과 형사들의 안일했던 근무행태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Q. 저도 사실 의경 제대를 했다. 10만에 달하는 경찰이 모두 엄청난 사명감을 갖고 일하기는 힘들다. 경찰이라기보다는 그냥 직장인이라는 지적도?

-제가 물러났기 때문에 변명의 말씀을 드리진 않겠다. 수원 사건 같은 경우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 대한민국 13만 경찰이 다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원 사건 같은 경우도 신고 접수 받고 지역경찰과 형사들이 잘못한것은 분명하지만 왜 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가 그 근본적인 시스템, 112 신고센터 근무환경이라든지 형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한 경찰청장인 저한테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 통감합니다.

Q. 우리나라 112 신고센터 접수 건수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8~9배 많다는 얘기도 있는데. 인프라 차원에서 준비가 덜 됐다 이런 얘기도 되는건가?

-그렇다. 특히 112 신고센터 경우 서울에서는 비슷한 업무를 하는 다산콜센터가 있다. 그런곳은 감정 노동자로 간주를 해서 담당 치료사도 두고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지만 경찰 공무원은 훨씬 열악하다. 신고내용이 끔찍한 강력사건부터 다짜고짜 욕을 하고.. 다른 신고센터보다 더한 배려가 이뤄져야 하는데 오히려 근무시간 등 여러가지 면에서 훨씬 못하다. 출근하면 화장실도 못 갈 정도. 식사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열악하다.

Q. 후임 김기용 청장은 어떤 사람인가?

-성격도 온화하고 소통과 화합에 아주 뛰어난 훌륭한 사람이다. 경찰 조직을 잘 이끌어나가리라 생각한다.

Q. 후임 청장에게 '경찰조직이 이것 만은 바뀌어야 한다', 뭐라고 생각하나?

-수원 사건때문에 국민에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송구스럽다는 말을 계속 해왔지만 우리 경찰 실제로는 많이 바뀌었다. 지구상에 대한민국 경찰처럼 유능하고 헌신적인 경찰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범죄 발생건수가 4분의 1밖에 안 된다. 치안이 좋은 편이다. 부패 비리도 근절수준까지 떨어뜨렸다. 인권 의식도 함양됐고. 수원 사건 때문에 지난 1년 8개월간의 엄청난 노력이 빛이 바래서 안타깝다.

Q. 임기보다 빨리 물러나면서 검경의 수사권 조정문제가 힘들어지지 않겠나 우려도 있다

-수사권 부분에 대해서 검찰과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면서 권한 다툼을 한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는데 안타깝다. 경찰만을 위한 수사권 조정, 저 자신이 앞장서서 반대한다고 얘기 해왔다. 어디까지나 경찰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가기관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어떠한 수사구조가 가장 바람직 한 지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 사법제도에 대해서 정의롭지 못하다고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사법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18대 국회에서 1년 4개월 활동했지만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 접근이 필요하다. 수사권 문제는 전세계 표준으로 수사는 경찰이, 검찰은 기소를 담당하는 그런 본연의 임무로 되돌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 4개월 가까이 학교폭력을 근절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16개 시도를 방문해서 국민과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처음 방문했을때와 마지막 방문했을 때, 특히 전남지역의 반응이 판이하게 달랐다. 경찰의 노력을 이해해주고 학교 폭력을 근절해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국민들의 열정이 가슴속에 깊이 와 닿았다. 그만두더라도 학교 폭력 근절 활동만큼은 계속 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갈등을 보다 더 잘 해소시켜서 상호간에 신뢰와 사회적 자본을 축적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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