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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쓰러지는데'…연일 폭염에 전국서 가축 폐사 잇달아

입력 2017-07-27 17:47

전북·경기·충북·전남서 56만여 마리 폐사

농가, 대형 선풍기·환풍기로 축사 온도 낮추려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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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기·충북·전남서 56만여 마리 폐사

농가, 대형 선풍기·환풍기로 축사 온도 낮추려 '안간힘'

"사람도 쓰러지는데 가축이라고 별다른 수가 있겠습니까."

펄펄 끓는 폭염이 연일 전국을 휩쓸자 가축 수십만 마리가 맥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축산 농가들은 대형 선풍기를 동원하고 지붕에 연신 물을 뿌리는 등 축사 온도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북 지역에서 폐사한 가축 수는 37만3천790마리다. 가축별로는 닭 36만7천909마리, 오리 4천500마리, 돼지 1천381마리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폐사했다.

폐사는 전북에 처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됐고,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이달 21일부터 급증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6월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31개 시·군 중 16개 시·군의 98개 농가에서 12만5천538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닭 12만273마리, 메추리 5천마리, 돼지 265마리가 피해를 봤다.

충북과 전남에서도 폐사가 이어졌다.

충북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5만7천824마리(닭 5만7천694마리·돼지 130마리)가, 전남에서는 이달 22일부터 사흘 동안 5천500여마리(오리 3천700마리·닭 1천800마리)가 죽었다.

더위에 강한 것으로 알려진 소의 폐사 사례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유독 닭이 속절없이 죽어 나갔다. 닭은 몸 전체가 깃털로 싸여 있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온조절이 힘든 구조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좁은 공간에 닭을 몰아넣어 키우는 밀집 사육도 폐사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다.

농민들은 뜨겁게 달궈진 축사에 물을 뿌리는 등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돼지우리 내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송풍기나 대형 선풍기를 배치했고, 돼지가 열사병 증상을 보이면 시원하고 조용한 곳으로 옮겨 해열제를 주사하기도 한다.

닭 사육농가는 지붕에 차광막을 설치해 햇볕을 막고 환풍기로 환기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소규모 양계장에는 햇볕을 가릴 수 있도록 스티로폼을 이용한 열막이 시설이 등장하기도 했다.

각 지자체는 축산 농가에 '여름철 주요 가축 관리요령'을 배포해 폐사 피해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축사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시설을 구비해야 한다"며 "피해가 났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가축재해보험 가입도 필수다"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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