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메르스 여파로 몸살 앓는 금융권…대인기피 현상에 영업조직 울상

입력 2015-06-17 16:06

IT 및 결제 관련 부서원의 메르스 감염시 금융사 기능 마비 우려도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IT 및 결제 관련 부서원의 메르스 감염시 금융사 기능 마비 우려도

지난 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건물 입구에는 열감지기와 열카메라가 등장했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의 방문을 염두에 둔 조치다.

며칠 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객장에도 같은 장비가 설치됐다.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장소가 있는 만큼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을 막을 필요가 있어서다.

메르스 확산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마스크 착용 등 내부 직원들의 감염을 막기 위해 행사나 출장을 취소하는 건 기본이다. 직접 대면을 해야하는 영업조직은 고객을 안심시킬,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산과 결제 관련 직원이 메르스에 감염돼 부서전체가 통채로 격리 조치될 경우 금융사로서 기능이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가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금융사 별로 백업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는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이던 '파생상품시장 신상품 투자설명회' 일정 전체를 취소한다고 17일 밝혔다.

각 증권사도 '각종 대외 행사 자제' '자녀의 휴교에 따른 육아 목적 휴가 권장' 등의 내용을 임직원에게 공지하고 있다.

고객과 접촉하는 영업점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거나 객장 시세판 가동을 멈추는 곳도 나타났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고객 안내문을 객장에 게시하고 전광시세판 운영을 중단했다. 시세판 주위에 사람이 몰려 발생할 수 있는 메르스 확산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조치다.

삼성증권은 영업점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하도록 조치했다. KDB대우증권도 직원들이 언제든 착용하고 근무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영업점에 비치해 둔 상태다.

거래소 본관과 각 증권사 본사 출입구 등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에는 열감지기, 열카메라도 등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환자가 발생하게 되면 즉각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방침을 마련했다고 입을 모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결제나 전산 관련 부서 직원이 감염돼 부서 전체가 격리조치될 경우에 대비, 별도의 장소에서 전산 백업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놓고 있다"며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면영업이 많은 은행과 보험, 카드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우선 은행권에서는 직장인과 학교 등에게 좋은 반응을 얻던 '이동점포'가 메르스 여파로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

이동점포는 지점을 방문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차량에 소규모 지점 형태의 시스템을 갖추고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찾아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메르스가 퍼진 뒤 방문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과 카드 영업조직 역시 울상이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설계사들이 많은 두 업종은 대인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 때문에 영업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데 되레 고객에게 '메르스'를 연상케하는 부작용도 있다"면서 "당분간 대면 영업은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해외관련 일정 취소도 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필리핀 상공부와 국책은행 관계자 등이 기업은행 본점을 방문해 투자유치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메르스 여파로 취소됐다. 기업은행은 마닐라 지점을 개설해 필리핀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메르스 때문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씨카드 역시 이번달로 예정됐던 중국 출장이 현지 업체 요청에 따라 취소된 상황이다. 비씨카드는 화상 통화로 출장을 대신 했다.

whan@newsis.com
s.won@newsis.com

(뉴시스)

관련기사

메르스 확진 8명·사망 1명 증가…치사율 12% 넘어서 독일 첫 메르스 사망…한국 다녀간 체코인 의심증상 메르스에 대처하는 정치인들, 마스크 착용 여부 눈길 메르스 이산가족 편지 임종 "38년 동안 고생 많았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