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드라마 속 주인공이 읽는 책 한 구절, 뭔가 암시하는듯 여운을 남기죠. 궁금한 시청자들이 그 책을 찾아나섰습니다.
유재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김희애/드라마 '아내의 자격' : 내 걱정은 하지 말아라. 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참고….]
헤어진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들은 엄마가 읽어주던 대목을 골똘히 읊습니다.
가슴을 울린 이 장면에 해당 드라마 인터넷 게시판에는 어떤 책에 나온 내용인지를 묻는 시청자들의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드라마의 내용에 녹아들어 극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책들은 서점 판매량이 갑자기 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드라마에 소개됐던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방송에 노출된 뒤 두 달 만에 12만부가 팔렸나갔습니다.
주인공의 처지와 겹치는 내용에다 결말까지 예측해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은하/'비룡소' 편집장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름은 들어봤는데 무슨 책인가 어떤 내용을 암시하고 결과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되어서 독자들이 책을 더 몰입해서 봤던 것 같아요.]
책은 옷이나 액세서리 같은 협찬 상품과는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노출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극 중 내용에 완전히 배어들어야 시청자의 마음을 끌 수 있다는 게 출판계의 분석입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구절에 저의 친정어머니가 그리워지네요"라는 한 주부 시청자의 소감.
말없는 배우로 드라마를 움직이는 책은 시청자를 울고 웃게 하는 또 하나의 매개체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