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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리째 무너진 회심의 '이완구 카드'…후임 인선은?

입력 2015-04-2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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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낳은 '총리 사퇴' 정국, 과연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또 후임 총리 인선은 어떤 역학관계 속에서 이뤄질 것인가? 오늘(21일) 데스크 브리핑에서 한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임종주 정치부장 나와 있습니다.

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 소식이 나온 게 어제 자정 무렵이었습니다. 굉장히 늦게. 밤사이 상당히 좀… 우리 시간입니다만, 페루도 바빴을 것 같고요. 바쁘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기자]

자정 무렵 정관계에서 급속히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 소식이 퍼졌습니다.

청와대가 공식 확인한 건 0시 반쯤이었고요. JTBC 기자가 오늘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통화를 했는데 "이완구 총리의 결심이고 판단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견딜 수 있었겠느냐. 분위기 보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니까 이완구 총리의 판단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실은 어제 야당이 해임건의안 발의 공식화했고요, 또 여론의 급격한 악화 등이 겹치면서 더 버티기 어렵다는 의견이 청와대와 이 총리 측에 집중 전달됐다고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무성 대표가 상당히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완구 총리가 페루에 있는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요, 그 표명했다는 것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달을 받아 김무성 대표에게 자정 무렵 전화로 알렸다는 게, 여권 핵심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그러니까 밤 사이 꽤 급하게 돌아간 것 같습니다.

[앵커]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성태 의원도 바로 어제 이 자리에서 나와서 상당히 강한 톤으로 얘기를 하더군요,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그 당시에 상황이 상당 부분 넘어간 것이 아닌가 추측은 했습니다만, 그로부터 얼마 후에 바로 사퇴 입장이 나올 줄은 예상하긴 어려운 상황이긴 했습니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은 순방 다녀와서 결정하겠다는 것이었잖아요? 이건 아까 유미혜 기자와도 잠깐 얘기 나누긴 했습니다만, 그럼 그 계획이 틀어진 것인가 아니면 국내 여론을 좀 읽으면서 간 것인가 하는 게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데요. 그건 어떻게 봅니까?

[기자]

유미혜 기자는 예견됐다고 분석했는데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대통령은 세월호 1주기인 지난 16일에 중남미 순방 출국길을 올랐는데요, 당시 출국 시간까지 늦춰가면서 김무성 대표와 단독으로 긴급 회동을 했습니다.

당시 김무성 대표가 했던 말이 "이 총리 거취 문제를 포함해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여론을 전달했다" 대통령의 답변은 "다녀와서 결정하겠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사실상 김무성 대표가 거취를 결정하라고 압박한 셈이고요, 대통령은 그에 대해서 자신에게 맡겨달라 이런 모양새가 됐던 건데, 그 당시 이미 사퇴가 결정된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됐었습니다.

[앵커]

한편에서는 열흘 동안의 여론의 흐름을 보자는 분석도 하긴 했었는데, 그건 아니었다고… 현재 결과를 놓고 보자면요.

[기자]

그동안 일단 시간을 벌어놓고 여론의 흐름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취지도 있었지 않나 해석이 됐었는데요.

당시 친박계 내부에서는 출장 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귀국일도 한 번 따져봤다고 합니다. 어제 귀국을 했거든요.

그런 것을 미루어보면 여론의 흐름을 봐가면서 안대희-문창극 후보자 연속 낙마 때와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것 아니냐, 스스로 사의 밝히면, 마지 못해 수용하고 안타까움 표시하면서 야당 공세에 반격으로 전환하는 방식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서 인사권자로서 무책임하다는 반응도 있고요. 직접 경질하는 게 더 무책임하다, 이렇게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앵커]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선 당초 이완구 총리를 선택한 게 정국상황을 주도하기 위한 일종의 회심의 카드로 해석되지 않았습니까? 지금으로써는 그게 무너져버린 상황이라고 봐야겠네요?

[기자]

올해 초 힘의 균형이 여당 쪽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택한 게 이완구 총리 카드 아니었냐는 해석이 많이 나왔습니다.

국정 2인자로서 와해 위기의 친박계의 구심점이 되고 또 비박계 지도부를 견제하면서 국정 장악력을 높이고, 그럼으로써 조기 레임덕, 그러니까 권력누수 현상을 차단하는 다목적 카드로 풀이가 됐던 건데요.

문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큰 생채기가 한번 났고요, 그 돌파구의 하나가 부패 척결과 사정 선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부메랑이 되면서 결국 회심의 카드는 송두리째 무너져 버리게 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른바 권력의 무게 중심이 새누리당 비박계 당내 지도부에 훨씬 더 무겁게 실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지금으로써는?

[기자]

그런 단적인 상황이 앞서 말씀드린 출국일의 김무성 대표와 단독 회동도 하나의 상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여당으로의 권력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도 맥이 닿고 있는데요.

국정현안을 꼼꼼히 점검받고 그에 걸맞은 지시를 하고, 그걸 이행하도록 하는 게 국정 장악력인데 현재권력의 힘이 떨어지면 미래권력을 바라보는 게 우리 관료사회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볼 때, 한마디로 말발이 안 먹히게 되면 그게 바로 레임덕의 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청와대 입장에서는 그 돌파구로 여야를 모두 포괄하는 고강도 사정을 다시 승부수로 띄운 상황입니다.

야당은 여기서 물타기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실제로 얼마나 통할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앵커]

물론 미래권력이라는 표현에는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누가 미래권력을 줬느냐, 국민들이 주는 건데.

[기자]

정치권에서 그렇게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앵커]

임종주 부장이 얘기한 것은 적어도 집권 시기 내에서 권력의 무게중심을 놓고 봤을 때, 당이 미래권력이 될 수 있다, 지금이 아닌… 그런데 그것도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엄연히 대통령이 있는데. 그 단어는 쓸 때는 조금 조심하긴 해야될 것 같습니다. 그럼 후임 총리 인선도 그렇다면, 그런 부분과 연관 지어서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무게중심이 당으로 쏠린 상황에서의 총리 후임 인사… 이건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측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뭔가 성과를 내야하는 집권 3년차의 특수성, 또 여당 지도부를 비박계 장악한 상황, 조기 레임덕이 우려되는 상황 이런 걸 종합적으로 볼 겁니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 메시시, 주의 깊게 봐야할 대목인데요.

야당에는 사실상 경고를 한 겁니다. 수사를 여야 가리지 않겠다. 검찰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하라 채찍질을 한 상황이거든요.

대통령 입장에서는 야당에는 경고, 검찰에는 채찍질을 하면서 그 연장 선상에서 사정 정국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인물을 고를 가능성이 일단 커 보입니다.

그런 차원이라면 우선 법조계, 특히 검찰 출신 인사들이 물망에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두 번째는 친박 핵심 인사들이 또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앵커]

지금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얘기 나오는 건 사실 뚜껑 열어 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요. 그리고 대개 보면 이름이 올랐다가 나중에 보면 다른 사람이 나오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정작 총리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지금 자기 얘기가 나오는 걸 원치 않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기자]

실은 오늘도 JTBC 기자가 한 인사를 만났는데요. 내심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 보였는데 이름은 거론하지 말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어떤 이름이 거론되느냐는 질문을 던지기가 상당히 조심스러운데, 그런 전제를 일단 치우고 현재 얘기가 나온 사람들이 있긴 있죠?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어제부터 일부 언론에서, 또 정치권 인사들의 입을 통해서, 이른바 증권가 찌라시를 통해서 많은 정치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저희가 취재를 해봤는데 앞서 말씀드린 법조인 출신 관점에서 본다면 민정특보 이명재 전 검찰총장, 황교안 법무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재 전 총장은 앞서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 때도 한사코 고사했다고 합니다. 두고봐야겠습니다만,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황교안 장관은 이번 성완종 수사를 맡는 주무 장관이어서 야당의 강한 반발 예상이 되어서 쉽지 않은 카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친박계 인사 사이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이 거론됐고요,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 이한구 의원 등이 거론이 됐습니다.

문제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이 핵심 친박계여서 친박계 의원을 또 총리로 지명하는 것은 여론의 반발이 예상되고요.

이 밖에 황찬현 감사원장, 김종인 전 위원장 등 여러 사람 이름이 거론이 됐는데요. 그 얘기는 그만큼 총리감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반증이기도 합니다.

[앵커]

오세훈 전 시장이나 김문수 전 혁신위원장까지 얘기도 나왔었는데, 거의 다 망라해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봐야 되겠네요?

[기자]

네, 큰 문제는 다음 총리마저 휘청인다면 현 정부는 그야말로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고요.

따라서 각계에선 정치적 역학 관계나, 계파 문제 등을 떠나 후임 인선을 통해 국정 쇄신 의지를 보이고, 정권 차원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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