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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이 모여 '우리'로…달라서 더 빛난 합주 '라온제나'

입력 2017-08-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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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2년, 발달 장애인 6명으로 시작한 작은 악단이 있습니다. 지금은 단원이 17명으로, 어엿한 오케스트라가 됐다죠? 네, 그 이름은 '라온제나', 순 우리말로 '기쁜 우리'를 뜻합니다. 몸이 조금씩 불편한 단원들은 서로 기다리고 또 참으면서, 정말… '우리'가 됐습니다. 이들이 오랫동안 준비한 공연이 어젯(26일)밤에 열렸습니다.

강버들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완희 : 바이올린을 전공한 이완희입니다.]

스물 여섯 살 발달장애인 완희 씨는 12년 전 바이올린을 시작했습니다.

[이완희 : 오케스트라 활동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고음이 매력입니다.]

[조한/이완희 어머니 : (성인되면 갈 곳이) 시설 밖에 없다고… 참 절망적이었어요.]

완희 씨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기다리고 참는 법을 배웠습니다.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연 전 날, 연습이 시작되자 산만하던 분위기가 순간 바뀝니다.

악보를 보며 귀 기울이다 자기 순서에 맞춰 연주를 시작하고,

[강병준/지휘자 : 잘하지 않으면 빼겠습니다. 처음부터 갈게요.]

지휘자의 매서운 지적을 군소리 없이 따릅니다.

자식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머니들도 마음으로 연주에 동참합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지루함을 못 이겨 깜빡 잠이 들기도 하지만 음악에 대한 마음은 진심입니다.

[최윤정 : 엄청 많이 연습하고요.]

라온제나와 함께 한 시각 장애 피아니스트는 '다름'이 만드는 조화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김예지 : 저 친구들의 장애와 제 장애가 다르고요. 다름을 가진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거….]

드디어 공연 당일, 전 날 가장 설레는 밤을 보낸 단원들은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자신의 몫을 다 한 이들에게 박수가 쏟아집니다.

라온제나 단원들의 무대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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