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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재수감되나? '대선 개입' 1심 선고, 핵심 쟁점은…

입력 2014-09-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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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1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집니다. 원 전 원장은 개인비리 혐의로 1년 2개월을 복역하고 그제 출소했는데요, 출소 하자마자 또다른 사건의 선고를 앞두고 있는 겁니다. 국정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선고 결과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양지열 변호사, 사회부 조택수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먼저 조택수 기자, 우선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어떤 것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말 그대로 국가정보원이 2012년 있었던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 방법으로 특정 후보에게는 불리하게, 또 다른 후보에게는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의혹입니다.

시작은 2012년 12월 11일이었습니다. 대선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이었는데요, 당시 민주통합당 당직자들이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로 몰려 갔습니다. 이 오피스텔 안에서 국정원 여직원 한명이 비밀 사무실을 차려놓고, 인터넷에 특정 후보에 불리한 댓글을 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국정원 3차장 산하 심리전단 소속 직원 70여 명이 이 일에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당시 민주통합당의 입장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진성준/민주통합당 대변인 (2012년 12월 11일) : 노트북을 지급하고 매일 주요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서 게재할 댓글 내용을 하달해 왔다고 합니다.]

민주당 당직자들과 경찰, 여기에 취재진까지 뒤엉켜 밤샘 대치가 이어졌고, 오피스텔 안에 있는 사람은 실제로 국정원 직원인 28살 여성 김모 씨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김씨는 대치가 이어진 이후 '이 오피스텔이 어떻게 비밀 사무실이냐?'며 휴대전화로 내부 영상을 찍어 공개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김씨가 밝힌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김모 씨/국가정보원 직원 (2012년 12월 11일) : 어떻게 이게 사무실인지 제가 생활하는 공간인데 지금 확인해 보시면 아시잖아요.]

[앵커]

이 당시 경찰이 이내용을 발표하지 않습니까? 발표한 이후 파장이 더 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은 18대 대선 사흘 전인 16일, 밤 11시에 갑작스럽게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국정원 여직원이 '대선 관련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난 뒤인 2013년 1월 3일, 경찰이 수사결과를 다시 발표했습니다.

이 국정원 여직원의 아이디 16개로 '오늘의 유머' 같은 일부 사이트에서 99차례 정치 현안에 대해 찬반을 밝혔다고 했고, 같은 달 31일에는 김씨가 정치, 사회 현안과 관련해 120개 글을 올렸다고 했습니다.

대선 전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다고 하다가 대선이 끝난 이후 여러 흔적을 찾았다고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당시 수사를 했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외압을 폭로했고, 이후 민주당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검찰에 고발하게 됩니다.

[앵커]

이후에는 사건이 이른바 '검란'으로까지 번지게 됐죠?

[기자]

경찰이 지난해 4월이었죠, 수사 결과를 모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게 됩니다.

검찰은 사건을 받자마자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이 특별수사팀을 만들고, 수사팀장으로 윤석렬 당시 여주지청장을 임명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준을 놓고 일선 수사팀과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부가 상당한 마찰을 빚게 됩니다.

이후에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국감장에서 윤석렬 수사팀장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공식적으로 충돌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당시 발언 내용, 잠시 보시겠습니다.

[윤석렬/당시 특별수사팀장(2013년 10월 21일) : 일단 처음에 좀 격노를 하셨습니다. 검사장님 모시고 이 사건 더 끌고 나가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영곤/당시 서울중앙지검장(2013년 10월 21일) : 전 지휘라인 가동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저도 모르게 체포영장 접수하고 그 다음날 새벽 체포영장, 압수수색 영장 집행하고…]

소위 검사동일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곳인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수사팀장이 '같이 일을 못하겠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충돌을 빚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조영곤 중앙지검장이 대검에 감찰을 요구했고, 결국 윤석렬 팀장은 대구고검으로 좌천됐고, 조영곤 지검장은 옷을 벗고 조직을 떠나게 됐습니다.

또 특별수사팀을 만들고 윤 팀장을 임명했던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은 이후 혼외아들 의혹이 불거지며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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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정원 의혹' 폭발력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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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축소, 은폐하려 했던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죠?

[기자]

김용판 전 청장은 1, 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습니다.

핵심쟁점은 김용판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축소하라'고 외압을 넣었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은 권은희 수사과장이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재판과정에서 권은희 전 과장 진술의 신빙성을 믿을 수 없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입니다. 1, 2심에서 무죄가 났는데 검찰이 상고해서 대법원에 계류되어 있습니다.

+++

Q. '권은희 폭로' 인정 안 한 재판부
[양지열/변호사 : 권은희 "수사 못하도록 압력 행사"]

Q. '김용판 무죄' 원세훈에게 영향?

[앵커]

조택수 기자, 원 전 원장에게 적용된 혐의가 어떤 건지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시죠.

[기자]

원 전 원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두 가지입니다.

국정원 직원은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는 국정원법과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위반입니다.

재판이 1년 3개월 정도 진행됐습니다. 오래 진행된 게 검찰로서도 이미 김용판 전 청장 같은 경우 1, 2심에서 무죄가 났기 때문에 김용판 전 청장은 놓쳤지만 원세훈 전 원장은 꼭 유죄를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 트위터 계정이 2600개, 국정원 직원이 동원돼 올렸다는 댓글이 121만개라는 증거를 제출했는데 원 전 원장 측에서 국정원 직원이 올리지 않은 글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국정원 직원 계정이 아닌 트위터 계정이 포함돼 있다고 반론을 펼쳤고, 검찰에서 다시 추려내 트위터 계정은 1100개로 줄어들었고, 글도 78만개로 좁혀서 증거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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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 1심 선고, 핵심 쟁점은?

Q. 국정원 간부 2명 선고는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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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말 궁금한데, 오늘 선고 결과에 따라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죠?

[기자]

유죄든 무죄든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죄가 나온다면 국정원 개혁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이고, 이미 국정원은 언론사 등 여러 기관에 상시 출입하고 있는데 이 같은 제도를 포함해 개혁론이 논의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됐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유죄가 나온다면 국가 조직이 특정 후보를 위해 동원 됐다는 게 입증되기 때문에 개혁론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청와대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입니다. 결국 유죄가 선고된다면 득을 본 상태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해석 될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여론을 다스려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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