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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 V' 쏘아올린 러시아…'우주전쟁'의 추억?

입력 2020-08-12 18:38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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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백신 이름은 스푸트니크 V라고 지었는데요. 과거 소련이 우주 개발에서 미국보다 한발 앞서 나갔던 것처럼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문제는 백신의 안전성이죠. 러시아가 속도전에만 열을 올리느라 제대로 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자세히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스푸트니크 V' 쏘아 올린 러시아…'우주전쟁'의 추억? >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이 한창이던 1957년.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립니다. 지름이 58cm의 작은 은색 공이 미국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른바 스푸트니크 쇼크입니다. 군사력과 과학기술에서 세계최강국을 자부하던 미국. 그 도도한 자존심이 구겨진 겁니다. 우주기술에서 소련에 밀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탄생한 게 미 항공우주국 NASA입니다. 미소 우주경쟁 시대의 시작이었습니다.

소련의 후예, 러시아가 또 하나의 스푸트니크(Спутник V)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선포 이후, 전 세계가 기다려 온 '백신'을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이미 공식 등록까지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1일) : 백신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기능하며 지속적인 면역을 형성합니다.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딸도 임상시험에 참여해 접종을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안전성에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선 러시아가 최초 타이틀을 차지하려고 개문발차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전성을 확인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보통 백신 개발을 위해선 3번의 임상시험을 거칩니다. 스푸트니크 V의 경우, 지난달 말에 1차 임상시험이 마무리됐습니다. 2차 임상시험 결과는 아직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3차 임상시험은 이제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3차 임상시험도 없이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러시아의 발표가 이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미국에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앨릭스 에이자/미 보건복지부 장관 (현지시간 지난 11일 / 화면출처: ABC News) : 백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최초 여부가 아니라 안전성과 효과입니다.]

[산제이 굽타/CNN 의학담당 기자 (현지시간 지난 11일 / 화면출처: CNN) : 저는 당연히 (러시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 백신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다. 데이터가 없어요.]

독일 정부도 백신의 품질과 효능 그리고 안전성 대해 알려진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타릭 야사레비치/세계보건기구 대변인 (현지시간 지난 11일) : 어떤 백신이든 사전 적격성 심사에는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모든 필수 자료의 엄격한 검토와 평가가 포함됩니다.]

심지어 러시아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러시아 임상시험기구는 정부를 향해 "3차 임상시험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승인을 미뤄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비판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1순위인 의료진 접종을 이달 말이나 9월 초에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백신 시판은 내년 1월 1일로 잡았습니다. 이미 20개국에서 선주문도 받은 상태입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TV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의 무상공급을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0일) :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백신이 도착하면 내가 첫 시험 대상이 되겠다고 할 것입니다. 나한테 잘 듣는다면 모든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 테죠.]

오는 11월 대선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반전 카드로 사용하려고 했었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백신 개발에 있어서 러시아에 뒤처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임상 막바지에 돌입한 모더나사와 백신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공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1일) : 모더나와 1억회 분에 달하는 백신 후보물질 계약을 맺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러시아의 백신 개발 소식이 악재이긴 한 듯합니다. 소련은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한 뒤, 1961년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까지 배출했습니다. 미국은 1969년 닐 암스트롱이 인류의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고 나서야 비로소 자존심을 회복했습니다. 러시아는 우주전쟁의 승리를 추억하듯, 백신 이름에 스푸트니크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스푸트니크는 러시아어로 동반자란 뜻입니다. 백신의 안전성은 생명과 직결됩니다. 자칫 인류의 동반자가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 소기의 목적 달성?…홍콩, 민주인사들 '보석 석방' >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법이다." 영화 '공작'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국가보안법을 두고 한 말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일까요? 홍콩보안법, 말 그대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입니다. 시행 한 달여 만에 언론사 사주와 민주화 운동가들이 줄줄이 구속됐습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분리독립 선동, 외세결탁입니다. 말 그대로 공안 광풍이 불고 있는 겁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매체,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도 그 가운데 한 명입니다. 지난 10일, 200여 명의 공안이 빈과일보 사옥에 들이닥쳤습니다. 지미 라이와 임원진 등 6명을 동시다발적으로 체포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현대판 매국노인 지미 라이가 체포돼 홍콩 분리주의 세력이 치명타를 입게 됐다"고 반기기도 했습니다. 시퍼런 서슬을 드러냈던 홍콩 당국, 웬일인지 구속 하루 만에 보석으로 지미 라이를 풀어줬습니다. 경찰서 앞을 지키던 시민들은 환호했습니다. 손에는 "우리는 계속해서 싸워야 한다"는 헤드라인이 선명한 빈과일보가 들려 있었습니다. 지미 라이는 떠나는 차 안에서 조용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우산 혁명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죠. 아그네스 차우도 구속 하루 만에 역시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아그네스 차우/홍콩 민주화 운동가 (어제) : 정권이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이용하고 있고, 이런 상황은 나를 비롯해 앞으로 더 많은 홍콩인들에게 일어날 것임이 명백합니다.]

홍콩 당국이 이들을 풀어준 건, 소기의 목적을 이미 달성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JTBC '아침&') : 대표적인 인사들에 대해서 중앙정부가 홍콩 정부와 같이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향후에 섣부른 행동을 하지 마라.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 이런 것들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그리고 석방한 것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파악을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체포는 일종의 맛보기였다는 겁니다. 실제로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은 지미 라이와 아그네스 차우가 체포된 지난 10일, 영상으로 이런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조슈아 웡/홍콩 민주화 운동가 (어제) : 지금 홍콩은 비상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체포되기 전 마지막 비디오가 아니길 바랍니다. 홍콩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다해가는 것 같습니다.]

힘으로 민주주의 열망을 찍어 누르겠다는 중국의 구상. 홍콩 시민들이 쉽사리 물러서진 않을 듯싶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빈과일보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섰습니다. 오늘(12일)도 완판됐습니다. 빈과일보 모기업 주가는 이틀 동안 1200% 급등했습니다. 시총 기준으로 홍콩 최대 미디어기업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른바 '민주 개미'의 힘이었습니다. 여기에 국제사회도 홍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민주화를 위해 독재정권과 맞서 싸웠던 우리 국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스푸트니크 V' 쏘아 올린 러시아…'우주전쟁'의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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