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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개, 여우, 호랑이…여의도판 '호가호위'

입력 2016-07-19 21:32 수정 2016-07-1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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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명나라 시대의 환관 위충현은 왕 대신 무소불위의 전권을 휘둘렀던 인물입니다.

그는 황제의 거처인 건청궁에 진을 치고 마치 자신이 제왕인 양 몸을 잔뜩 뒤로 젖힌 채 재결을 내렸다고 하지요.

역사학자 미타무라 다이스케의 <환관이야기>에 따르면 세상은 그를 '그림자 황제' 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천하를 호령하던 그 그림자 황제는 명나라의 멸망을 초래한 요인 중 하나로 후대에 알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안다. 까불면 안 된다'

누군가를 '누님'이라 부른다는 이야기가 회자되었고 스스로 '진박감별사'를 자청했던 이들이 지난 공천 과정에서 했다는 통화녹음 내용들입니다.

'호가호위'

여우가 호랑이를 등에 업고 왕의 행세를 했다던 그 '호가호위'의 말들은 녹취록 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와 함께 여의도 한복판에 등장했습니다.

물론 분명치는 않습니다.

호가호위. 즉 여우가 호랑이 그림자를 업고 행세를 한 것인지. 아니면 호랑이의 뜻을 정말로 실행에 옮긴 것인지.

다만. 그동안의 새누리당 공천과정에서 누군가는 이른바 '그분'의 뜻을 빌려 혹은 빙자해서 당을 쥐락펴락해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어버렸습니다.

2년 전. 바로 이 자리에서 중국의 고사하나를 소개해드린 기억이 있습니다.

솜씨 좋은 주막에 손님이 들지 않아 빚어놓은 술이 시어빠질 지경이 되었는데… 알고 보니. 술집에 사는 개가 사나워 주변에 사람이 오지 못했다는 '구맹주산'의 고사였습니다.

간신이 있으면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아 나라가 쇠퇴함을 비유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부터 새누리당의 국민백서가 시중 서점에서 1만 5천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300페이지 가까이 된다는 그 두터운 책에는 반성이 담겨져 있다고 하는데. 정작 '누구'의 책임인지 '주어'는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오는군요.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누구도 책임이 없다는 것인지….

주어조차 불분명한 그 반성문 위로 진박을 자처하던 그들은 그 주어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려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본의 아니게 사자성어가 난무하는 개와 호랑이와 여우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요즘 들어 왜 이렇게 동물 얘기는 많이 나오게 되는지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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