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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당신과 함께 있을 것"

입력 2016-07-12 21:59 수정 2016-07-1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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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당신과 함께 있을 것"

연애편지가 아닙니다.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가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메모입니다.

당시에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 전쟁을 눈앞에 두고 있었죠. 그런데 이 글은 영국정부가 이라크 참전을 결정할 그 당시에 보낸 편지가 아니었습니다.

정부가 참전에 대한 의회 동의를 얻어낸 것은 그로부터도 8개월 뒤에 일이었으니까요.

이번에 나온 '칠콧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참전'이란 결론을 미리 내려놓은 뒤에 차근차근 전쟁의 명분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전쟁에서 희생된 영국 군인은 179명. 더구나 전쟁의 여진은 마치 나비효과와도 같이 번지고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의 혼란을 틈타 IS 전신격인 알카에다가 세를 확장했고 극심해진 테러와 난민의 물결, 그래서 브렉시트 역시 난민 문제의 영향이 컸지요.

나비의 위험한 날갯짓은 부메랑처럼 돌아 다시 영국사회를 강타한 셈이 됐습니다.

"국민이 반대한다면 대운하 추진 않겠다"

'한반도 대운하'라는 야심찬 계획을 품고 있었던 당시 대통령은 국민 반발에 밀려 대운하 포기 선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감사원이 내놓은 결론은 4대강이 점점 대운하 사업을 닮아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운하를 염두에 둔 설계안이 나왔고 대통령 스스로도 준설을 더 깊게 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과 별개로 결론을 스스로 지어놓은 채 강을 파고. 물을 가두는 돌이킬 수 없는 작업을 진행한 결과가 어떠했는가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중대한 결정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정부는 안보를 위해서라고 주장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오히려 안보를 위해서 더 신중 해달라고 하는 사안…

배치할 듯 말 듯… 말을 흐리던 국방부는 결국 이제 보니 이미 배치를 결정한 것이었고, 사드가 배치될 부지 역시 정해진 듯. 정해지지 않은…그 모호한 어법으로 인해 전국 후보지의 여론은 뒤숭숭하지만 이 역시 이미 정해져 있을 것이란 의심이 팽배합니다.

혹시 이번에도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그리하여 정해진 수순을 차차 밟아가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번에도 또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장담. 자신 있게 할 수 있을지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당신과 함께 있을 것…."

토니 블레어가 보낸 이 편지는 조지 부시를 향하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영국 국민들에게 보내졌어야 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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