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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세사미 스트리트의 명과 암'

입력 2016-07-13 21:39 수정 2016-07-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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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지금은 없어진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의 원조격인 '세사미 스트리트'는 모든 계층의 취학 전 어린이들이 기초적인 학습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적어도 제작진의 의도는 그랬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상당수의 프로그램들이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곤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구 결과는 엇갈리지만, 아니나 다를까… 몇몇 학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잘사는 집 어린이에게는 교육적 효과를 얻게 하지만, 가난한 집 어린이들에게는 그리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가장의 경제 수준에 따라 시청하는 빈도수가 차이가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결과는 결국 경제격차와 교육격차, 그리고 지식격차가 한 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가진 사람이 못 가진 사람보다 보고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훨씬 더 많이 갖게 되며, 이것은 결국에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재생산되는 악순환.

공교롭게도 오늘(13일) 나온 뉴스 중 하나는 신규 5급 공무원 중 70%가 우리 사회 계층 간 이동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는 것이 있군요.

엊그제도 말씀드린 계층 간의 이동이 불가능해서 산으로 가버린 홍길동의 시대.

요즘 유행하는 말로 '금수저 흙수저'론으로 대치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앞에 제가 '세사미 스트리트'를 예로 들었지만 사실은 취학 전부터가 아니라 이미 태어나기도 전부터 '격차'는 존재하고 존속한다면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우리가 신봉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어쩔 수 없이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그 불평등과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순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또한 자본주의 체제의 미덕이고 존재 가치가 아니었던가…

지난번에도 그랬습니다만, 오늘의 앵커브리핑의 상당 부분도 이미 13년 전에 제가 썼던 칼럼의 내용입니다.

그래서 또다시 13년 전의 제가 지금의 저에게 묻고 있는 것이지요.

"13년 후의 거기도 지금과 비슷합니까?"

오늘은 한 가지의 씁쓸한 답이 떠올랐습니다.

"아니요, 다릅니다. 그 사이에 여기는 국민을 가축에 비유하고 신분제를 인정하자는 고위 공무원이 생겼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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