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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충돌 위기' 그날…700억 관제시스템은 '먹통'

입력 2016-05-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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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달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벌어진 일과 관련해서도 취재된 내용이 있습니다. 정부는 조종사의 과실이 있었다고 했는데, 관제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7백억원이 든 시스템인데요, 당시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유선의 기자가 계속해서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공항의 항공기 지상유도 관제 시스템, A-SMGCS의 실제 화면입니다.

인천공항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700억 원을 투입해 구축했는데, 유도등과 경보시스템을 통해 활주로의 교통을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길이 3.7㎞가 넘는 활주로가 3개인데다 넓이가 축구장의 8000배가 넘어, 육안으로는 통제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스템은 항공기가 정해진 길을 벗어나면 즉시 관제탑에 경보음을 울리게 돼있습니다.

[인천공항 관계자 : (공항이) 엄청 크고 복잡하죠. 그래서 야간이나 저시정 때만 쓰는 게 아니라 낮에도 A-SMGCS를 풀가동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오후 5시 50분, 대한항공 여객기가 정해진 유도로를 벗어나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싱가포르 항공 여객기와 충돌할뻔 했을 때,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관제사가 오진입한 여객기를 육안으로 확인해 긴급 정지 명령을 내렸고, 싱가포르항공 여객기는 급정거 충격으로 타이어 10여 개가 찢어져 동체가 한쪽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인천공항측은 시스템 오류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항공기가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시스템에 미리 입력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낮에는 경로 입력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낮시간엔 지상감시레이더를 가동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입니다.

[인천공항 관계자 : 700억 원짜리 시스템을 인건비 때문에 밤에만 쓴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죠. 낮에도 시스템을 켜뒀기 때문에 24시간 가동돼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던 겁니다.]

또 전문가들은 항공기 유동량이 많은 인천공항에서 지상 감시레이더만으로는 활주로를 모두 제어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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