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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상황 반복…'위기일발' 공항 활주로, 문제는?

입력 2016-05-1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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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재를 한 유선의 기자에게 직접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유 기자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이고, 조종 훈련도 받았다고 들었는데, 이런 상황들 보면 남 일 같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제가 조종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직접 겪어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조종사로 일하고 있는 많은 선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활주로에 수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고, 또 그 문제들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인천공항 얘기부터 해볼까요? 지금 보고있는 게 항공기 지상유도 관제 시스템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합니까?

[기자]

네, 정확히 말씀드리면 항공기 지상유도 관제 시스템, A-SMGCS가 관제탑에 구현되는 모습을 보고 계신데요.

지금 저렇게 움직이고 있는 점들이 바로 항공기입니다. 녹색 줄은 항공기가 갈 길을 유도등이 비춰주고 있는 것이고, 항공기 한 대가 활주로에 진입하면 활주로 전체에 분홍색으로 표시가 돼서 다른 항공기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조치가 됩니다.

[앵커]

그럼 이 시스템이 유도하는대로만 따라가면 사고가 날 일은 없겠네요. 그런데 지난 5일에는 왜 활주로 오진입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일단 국토부의 1차 조사 결과에는 조종사에게 과실이 일부 있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조종사가 착각을 한건지, 고의로 관제탑의 지시를 어겼는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착각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저도 조종 훈련을 받을 때 관제탑에서 지시를 하면 그대로 복창, 그러니까 관제탑 지시 내용을 그대로 한 번 따라하거든요.

그러면 옆에 있던 기장이 듣고, 관제탑에서도 제가 복창한 걸 다시 듣고 지시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이중, 삼중으로 점검이 되기 때문에 지시를 착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조종사가 착각을 했든 고의로 지시를 어겼든 여객기가 정해진 경로를 이탈한 건 사실인데, 그 사실이 곧바로 관제탑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거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금 전 보신대로 인천공항에서는 낮이라서 시스템에 항공기 이동 경로를 입력하지 않았다, 대신 지상감시레이더를 가동하고 있어서 괜찮다고 밝혔는데요.

이 지상감시레이더, ASDE라는 건 아주 기본적인 장비입니다.

인천공항처럼 크고 복잡한 공항이 아니라 아주 작은 공항에도 다 설치가 돼 있거든요.

그만큼 단순한 장비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황호원 교수/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 여객기의 크기와 속도를 고려한다면 정지선을 완전히 넘어가야만 경보음을 울리는 지상감시레이더로는 충분치 않다고 보입니다.]

[앵커]

초고가의 장비를 도입해놓고 밤에만 쓴다는 설명도 쉽게 납득이 되진 않는데요. 이번엔 김포공항입니다. 기사를 보면 상당히 충격적인데, 활주로 유도등이 착륙에 얼마나 중요한 겁니까?

[기자]

야간에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활주로에는 자동착륙유도장치, ILS가 다 설치돼 있기 때문에 유도등 없이도 착륙이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지만,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계라는 게 언제든 오류를 일으킬 수 있고, 그런 때는 조종사가 자신의 눈으로 유도등을 보고 착륙할 수밖에 없거든요.

활주로 유도등이 꺼진 상태에서 수동 착륙을 시도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전문가들도 당시 기장이 아주 판단을 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인명피해 없이 수습돼서 정말 다행이긴 한데,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겁니까?

[기자]

김포공항 측은 PLC, 그러니까 유도등 제어장치의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겨서 잠시 오작동이 있었고, 문제의 소프트웨어를 교체해서 지금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른데요. 활주로 시스템은 전체적으로 연동이 돼있는데 유도등만 꺼지고, 다른 곳은 문제가 없다 이런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유도등 뿐 아니라 이와 연계된 다른 장비에도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고, 특히 고압 전력선통신이 다운됐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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