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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안종범, 참 구차하더라" 혀 끌끌 찬 김영재 부인

입력 2017-02-03 18:39 수정 2017-02-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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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의 핵심 인물들 중 한 명인 박채윤 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오늘(3일) 받았습니다. 아마도 밤 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될 텐데요, 박씨는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죠. 박씨는 안종범 전 수석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그 내용을 보면 정말 놀라운 수완의 소유자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오늘 국회 발제는 이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오늘 여러번 보셨겠지만, 다시 한번 봐주십시오. 때는 바야흐로 2015년 9월쯤이었습니다.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씨의 부인, 박채윤씨가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전화를 합니다. 추석 연휴 앞두고, 인사차 연락했던 겁니다. 박씨는 안씨에게 앞서 건넨 선물을 잘 받았는지 묻습니다. 생색내고 싶었던 거죠, 혹시 몰라서 녹음도 합니다.

[안종범/전 청와대 경제수석 (출처 SBS) : 아이고 선물도 주시고. 와이프한테 점수 많이 땄는데 덕분에.]

[박채윤 : 사모님 점수 딸 일이 (앞으로) 더 많은데. 수석님 워낙 TV에 많이 나오셔서, 보이시면 좀 그럴 거 같아서. 사모님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안종범/전 청와대 경제수석 : 아이고, 아닙니다.]

특검 조사에 따르면, 2~300만원짜리,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베네X 가방 2개가 전달됐다고 합니다. 생각해보십쇼, 부인에게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여보"하면서, 뇌물로 받은 보테가베네X 가방을 건넸을 안씨의 모습을 말이죠.

보시다시피 박채윤씨는 '안 수석 당신한테 명품시계도 주고 그러고 싶은데, TV에 너무 자주 비치니까, 대신 당신 면 좀 서게 부인 걸 챙겨줄게'한 겁니다. 남자를 움직이기 위해선, 여자를 움직여라! 부부간 '베갯머리 송사'의 위력을 알고 있었던 거죠.

물론 안종범씨를 나몰라라 했던 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신경써준 거죠. '몸보신' 말입니다.

[박채윤 : 이번 주에 예약을 하려 했는데 신라호텔 중식당이 보양식이 좋더라고요.]

그 신라호텔 중식당 메뉴판 샅샅이 찾아봤습니다. 최고급 코스요리 이름이, "임금 황(皇)"자를 써서 '황'코스입니다. 캐비아, 바닷가재, 특급상어 지느러미, 송로버섯 불도장, 통전복, 해삼, 갈비…. 그냥 메뉴를 읽기만 해도 힘이 불끈불끈 하네요.

중요한 건 값이 얼마인가겠죠, 자 여기보면 '마켓 프라이스'라고 돼있습니다. 무슨 뜻이냐? 그때그때 식재료 값이 널뛰니까 얼마라고 특정 못한다는 겁니다. 황 코스 바로 아래가 1인당 3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게 얼마나 비쌀까 짐작이 갑니다.

하지만 안종범, 밥보단 현물이 좋았는지 대통령 순방준비 핑계를 대면서 사양합니다. 하기야 청와대 경제수석이 마음만 먹으면 삼시세끼 '황 메뉴' 못먹겠습니까? 박채윤씨, 하는 수 없이 다른 카드를 꺼내듭니다.

[박채윤 : 제가 추석 선물도 준비했는데 어떡하나 그러면.]

[안종범/전 청와대 경제수석 : 고맙습니다. (추석) 지나도 받을게요.]

그렇습니다, 역시 안종범씨가 원했던 건, 만질 수 있는 '현물'이었습니다. 특검에 따르면, 박채윤은 가방 외에도, 500만원이 든 쇼핑백을 5회에 걸쳐 제공했고, 발렌타인 30년산도 안겨줬다는 겁니다. 안씨는 왜 그랬던 걸까요, 나름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안종범/전 청와대 경제수석 (음성대역) : 제가 해외출장을 가도 대통령 전용기만 타고 다녀서 면세점 갈 시간이 없네요. 아내가 가방이 필요하다는데 좀 부탁드립니다.]

이 지극한 아내 사랑,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보신대로 너무 뻔뻔하게 '아내 선물'을 요구하는 안종범을 보고, 박채윤은 특검에서 "청와대 수석치고는 너무 구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죠.

어쨌든 오늘 퇴근길 남편분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질 것 같다는 걱정이 듦과 동시에,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안종범, 참 구차하더라" 혀 끌끌찬 박채윤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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